이천수의 포지션은 과연 어디로?. 힘겨웠던 두번째 유럽 무대 도전, '미꾸라지' 이천수(26)가 드디어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명문 클럽 페예노르트 로테르담에 입성했다. 지난 24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로테르담 드 퀴프 스타디움에서 공식 입단식을 치른 이천수는 곧바로 선수단과 상견례를 마치고 팀 공식 훈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수의 로테르담 입성은 참으로 어려웠다. 전 소속팀 울산 현대와 숨가쁜 줄다리기 협상 끝에 간신히 여름 이적시장 마지막 일자였던 지난달 31일 가까스로 합의했지만 이번에는 여권과 비자가 말썽이었다. 20여일 걸려서 모든 과정을 마치고 출국해 로테르담 현지에 도착한 것은 지난 22일. 여장을 풀 겨를도 없이 이천수는 곧바로 아인트호벤으로 이동해 23일 PSV 아인트호벤과 소속팀의 리그 원정전을 관전했다. 어찌된 영문인지 결과는 대참패. 줄곳 리그 선두를 달리던 페예노르트는 웬일인지 0-4로 맥없이 무너졌고, 공수 모든 부분에서 큰 문제를 드러냈다. 4승1패, 시즌 첫 패배였지만 순위도 곧바로 3위까지 하락했다. 당연히 이천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시차 적응이나 여독이 채 풀리지도 않은 현 시점에서 이천수의 출장 시기와 관련한 얘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이를 뒷받침한다. 동료들과 손발도 맞춰보지 않았지만 이날 이천수 공식 입단식에 참석한 네덜란드 현지 취재진들도 동양의 낯선 스타가 언제 출전할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이천수의 공식 데뷔전은 이르면 오는 26일 펼쳐질 위트레흐트와의 컵 대회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만큼 30일 헤렌벤과 홈경기가 로테르담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무대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렇다면 이천수가 페예노르트에서 맡게 될 포지션은 어디일까. 말비에크 감독이 앞으로 이천수를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드러난 바가 없지만 피터 보쉬 구단 기술이사가 힌트를 던졌다. 이날 공식 입단식에 참석한 보쉬 이사는 "로메오 카스텔렌, 로이스텐 드렌테가 팀을 떠나면서 우리는 왼쪽을 메워줄 선수가 절박했다"고 언급, 이천수의 새 포지션에 대해 간접 시사했다. 카스텔렌과 드렌테는 실력을 인정받고, 각각 뉘렌베르트(독일) 및 레알마드리드(스페인)로 이적한 왼쪽 측면 요원. 따라서 이천수의 주 포지션은 공격형 윙 포워드 혹은 왼쪽 미드필더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적응에는 일단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말비에크 감독은 한국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딕 아드보카트나 핌 베어벡과 마찬가지로 4-3-3 포메이션을 즐겨 구사한다. 또한 '토털사커'의 영향을 받은 지도자답게 측면 공격수들의 빠른 공수 전환도 강조한다. 전 소속팀 울산과 대표팀에서 뛰는 동안 측면 포워드의 역할에 대해 철저히 꿰고 있는 이천수다. 성공 가능성을 비교적 높게 점칠 수 있는 이유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후광을 입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소시에다드로 입성했지만 누만시아 임대를 거쳐 2005년 울산으로 복귀하는 아픔을 겪었던 이천수. 2년여만의 유럽 무대 재도전은 이천수에게 어떤 결실을 안겨줄까?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