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골은 같았으나 의미는 달랐다. 드디어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나란히 2007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앞둔 가운데 성남 일화와 전북 현대는 남다른 의미의 한골을 상기하며 각기 다른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19일 있은 1차전에서 이기고도 다소 어려운 상황에 놓인 성남이고, 지고도 조금은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전북이다. K리그 디펜딩 챔피언 성남은 중동을 넘어 아시아 최강을 노리는 시리아 클럽 알 카라마와 오는 27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시리아 홈스 칼레드 빈 알 왈리드 스타디움에서 피할 수 없는 한판 일전을 치른다. '학범슨' 김학범 감독은 지난 1차전을 잊을 수 없다. 폭우속에서 열전을 벌여 2-1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지만 알 카라마에 선제골을 내줬다는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더구나 주말 일제히 치러진 K리그 22라운드 경기가 끝나자마자 시리아 현지로 이동, 무려 24시간이 넘는 오랜 여정으로 인해 선수단이 상당히 지쳐있는 것도 걱정거리다. 만약 성남이 0-1이나 2골차 이상으로 패할 경우, 4강 진출은 그대로 좌절된다. 지더라도 한골차로 패하되 반드시 득점은 올려야 연장전과 승부차기를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시리아 팬들은 작년 11월 이 대회 결승 2차전에서 전북이 겪었던 것처럼 각종 타악기를 활용한 열렬한 응원을 펼치기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실제로 김 감독도 원정 팬들의 서포팅을 걱정한 바 있다. 반면 26일 오후 7시 홈구장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J리그 최강팀 우라와 레즈와 상대할 전북은 성남보다는 덜 부담스럽다. 사이타마 원정에서 전북은 종료 직전까지 0-2로 뒤지고 있었지만 최진철의 극적인 골로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이미 아시아 대회에서 '역전의 명수'로 이름을 떨친 전북이기에 2차전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하다. 최강희 감독도 이번 우라와전을 대비해 지난 주말 FC서울과의 리그 경기에 1.5군을 출격시켜 이날 경기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했다. 선수 컨디션이 다시 살아났음은 물론이다. 또한 최 감독은 우라와와의 1차전을 앞두고, 부친상을 당했으나 경기를 앞둔 선수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사령탑의 눈물어린 '사부곡'에 선수들도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같지만 각기 다른 의미의 한골을 되새기며 2차전을 준비하고 있는 성남과 전북. 각종 어려움을 딪고 4강행의 달콤한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yoshike3@osen.co.kr 김학범 감독-최강희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