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고민, 류현진의 팔꿈치와 '편식'
OSEN 기자
발행 2007.09.26 10: 10

[OSEN=이상학 객원기자] 요즘 한화에는 ‘괴물’ 류현진(20)이 특별 보호 대상이자 관리 대상이다. 류현진은 지난 18일 수원 현대전에서 3이닝만 던지고 조기 강판됐다. 3이닝은 류현진의 데뷔 후 최소 투구이닝. 4실점을 할 정도로 초반부터 난조를 보인 것도 한 이유였지만 경기 전부터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것이 피칭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쳤다. 단순한 피로누적에 따른 통증으로 밝혀진 류현진은 25일 삼성과의 대전 홈경기에 예정대로 선발 등판했다. 5이닝 동안 홈런 하나 포함해 6안타를 맞으며 4실점했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시즌 16승(7패)을 챙기는 데 성공했다. 이날 5이닝을 소화한 류현진은 204이닝을 마크, 데뷔 후 2년 연속으로 200이닝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김시진(1983~85)-장명부(1983~85)-최동원(1983~87)에 이어 역대 4번째 데뷔 2년 연속 200이닝 돌파. 하지만 김시진·최동원은 대학야구와 실업야구, 장명부는 일본야구를 경험한 베테랑들이었던 반면 류현진은 지난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프로에 뛰어들자마자 2년 연속으로 200이닝을 돌파해 더욱 돋보일 수 밖에 없다. 25일 삼성전에서 김인식 감독은 일찌감치 류현진의 투구수를 100개로 한정했다. “류현진이 그동안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투수들은 많은 이닝을 소화하다 보면 고장이 날 수도 있다. 그래서 오늘은 100개를 던지기로 하고 나갔다”는 것이 김 감독의 말. 김 감독은 “앞으로도 투구수를 조정해서 100~110개 사이에서 교체를 해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류현진을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포석이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류현진은 구위가 무뎌진 나머지 5경기에서 승없이 2패 방어율 4.30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팔꿈치 상태만큼이나 우려되는 것이 바로 류현진의 '편식'이다. 올 시즌 29경기에서 16승7패 방어율 3.00을 기록하고 있는 류현진이 명실상부한 최고의 토종 선발투수임은 화석처럼 굳건한 사실이다. 그러나 상위팀과 하위팀에 따라 편차가 심했다. LG·롯데·현대·KIA 등 하위 4팀을 상대로 등판한 19경기에서 평균 7.40이닝을 소화하며 14승 2패 방어율 2.05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남겼지만 SK·두산·삼성 등 상위 3팀을 상대로 등판한 10경기에서 평균 6.40이닝을 던지며 2승5패 방어율 5.06으로 비교적 부진했다. 25일 경기에서 삼성을 상대로 시즌 첫 승을 올렸지만 투구 내용이 좋지 못했다. 게다가 단독 선두 SK를 상대로는 2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승없이 1패에 7.71이라는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2005년 김인식 감독 부임 후 매년 한 단계씩 진일보하고 있는 한화의 올 시즌 목표는 누가 뭐래도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우승이라는 절대 목표를 위해서는 ‘에이스’ 류현진의 활약이 무조건 필요하다. 그러나 류현진의 팔꿈치와 편식은 한화의 우승을 향한 길에 잠재된 내적 불안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물론 약관의 나이에도 팀 우승의 절대 조건이자 불안 요소로 자리매김한 것만으로도 류현진의 존재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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