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이 4회 연속 100만 관객 돌파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제작자에서 영화감독으로 변신한 그가 지금까지 연출한 영화는 모두 4편 뿐. 부침이 심한 한국영화계에서 만드는 작품마다 100만 관객을 넘어선 감독은 흔치않다. 첫 영화 '황산벌'이 전국 280만명 관객을 불러모으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외화 수입 시장의 채산성 악화로 빚을 졌던 제작자 이준익이 흥행 감독으로서의 자질을 드러낸 시기다. 박중훈 정진영 이문식 주연의 '황산벌'은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의 황산벌 전투를 소재 삼은 사극으로 평단과 관객에게서 동시에 호평을 받았다. 두번째 영화 '왕의 남자'(2005년)로는 대박을 쳤다.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에 이어 한국영화 사상 3번째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1230만명으로 마무리를 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왕의 남자’의 경우 기존 1000만 관객 영화들과 달리 대작도 아니었고, 스크린 독과점 논란없이 순수히 관객 입소문으로 흥행에 성공했다는 것.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게 선두 자리를 내주기는 했지만 한국영화 역대 흥행 랭킹 2위에 올라 있다. 세번째 영화 ‘라디오 스타’는 2006년 추석 때 막을 올려 평단의 열렬한 호응과 함께 빛이 살짝 바래가던 스타('라디오 스타' 안성기 박중훈)를 되살렸다. 180만명 관객으로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어섰고 이 감독은 흥행불패의 신화를 이어갔다. 올 추석 새로 선보인 영화는 '즐거운 인생'. 정진영 김윤석 김상호 등의 중견배우에 신예 장근석을 캐스팅해 찍었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라디오 스타'와 닮은 꼴이고 연속성을 갖춘 작품이다. 보고 있자면 마음 한 구석이 뭉클해져 눈물이 찔끔 나오고, 우리 삶이 그대로 묻어나는 스크린 속 배우들 모습에 실소가 피식 터진다. "의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오는 웃음이 좋은 거다. 내가 만든 영화에서 연기자가 웃기는 건 없다. 삶의 아이러니가 웃음을 만들 뿐"이라는 게 감독의 친절한 설명이다. "이번 영화로 누가 스타가 될 것 같냐"는 질문에는 "남자 관객에게는 김상호, 여자 관객이라면 누구나 장근석을 좋아할 것"이라는 대답이 백보드에 던진 농구공마냥 바로 돌아왔다. 김상호라면, '범죄의 재구성'에서 위조범 휘발유를 연기했던 그 중견배우고, 장근석은 이제 갓 20살 성인식을 치른 청춘이다. ‘충무로 스타제조기’로 불리는 그의 손에서 이준기에 이어 꽃미남 장근석이 스타덤에 오를 채비를 갖추고 있다. 추석연휴를 낀 지난 주말(21~23일) ‘즐거운 인생’의 박스오피스 성적은 15만8000여명으로 5위. 12일 개봉후 누적관객 50만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 24일 오전 현재)을 기록중이다. 개봉을 미뤘던 한국영화들이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시점이어서 장기 흥행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러나 보고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의 감동 스토리에 대한 입소문이 늘고 있어 이 감독의 4회 연속 100만 관객 돌파를 기대해봄직 하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