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속 결장' 이영표, 무슨 이유?
OSEN 기자
발행 2007.09.27 10: 24

어느덧 3경기째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초롱이' 이영표(30, 토튼햄 핫스퍼)다. 뚜렷한 부상 소식이 들려오는 것도 아니기에 이를 지켜보는 팬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어차피 어느 정도는 예견된 일이었다. 경쟁이 없이 무조건 주전 자리를 꿰찬다는 것도 유럽 최고의 선수가 아닌 이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카메룬 출신의 수비수 베누아 아수-에코토가 부상에서 회복, 팀에 복귀한 이후 토튼햄에서는 왼쪽 풀백을 놓고 이영표, 웨일즈 국적의 '영건' 개러스 베일과 함께 아수-에코토까지 치열한 3파전이 펼쳐지고 있다. 생존을 위한 무한 경쟁. 그러나 요 근래의 상황을 되돌아보면 마치 이영표가 밀리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벌써 3경기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 무릎 부상을 딪고 오뚜기처럼 일어선 이영표는 지난 8월 더비 카운티와 2007-2008시즌 프리미어리그 홈경기를 통해 시즌 첫 출장을 했고, 이후 4경기에 연속으로 선발로 출전해 안정된 기량을 펼쳐냈다. 이 기간 동안 마틴 욜 감독은 베일을 수비수가 아닌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배치해 왼쪽 풀백에 위치했던 이영표와 새로운 조합을 모색하는 듯했지만 최근 아스날과 '북런던 더비'를 끝으로 예전으로 되돌아갔다. 토튼햄은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아스날전에서 1-3으로 완패했다. 어쩌면 아스날전에서의 완패가 이영표의 입지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날 이영표의 플레이는 전체 수비진의 모습에 비해 가장 훌륭했다. 안정된 수비력을 선보임과 동시에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측면 공략을 주도한 반면, 오른쪽 측면을 담당한 심봉다는 쉽게 뚫리기 일쑤였다. 따라서 심봉다의 향후 입지는 다소 불안정할지언정, 확실한 안정감을 보인 이영표 만큼은 굳건할 것이라는 게 주된 예견이었고, 관측이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마틴 욜 감독은 이해할 수 없는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초반 6경기에서 1승1무4패를 기록하며 경질 위기에 몰린 욜 감독은 에코토가 복귀함과 동시에 이영표를 내치고 말았다. 아스날전 패배 이후 치러진 아노르토시스와 가진 UEFA컵 1라운드와 볼튼 원더러스와의 리그 7라운드 선발은 모두 에코토가 담당했다. 또 27일 열렸던 미들스브러와 칼링컵 32강전에서도 마틴 욜 감독은 이영표를 배재한 채 이번에는 개러스 베일을 왼쪽 풀백으로 전격 투입, 모처럼 팀에 복귀한 래런 레넌과 호흡을 맞추도록 했다. 가장 우려했던 상황이 닥쳐든 셈이다. 뭔가 보여주고자 했던 이영표였지만 아예 출장 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 형편인데 제 기량을 펼쳐낼 리 만무하다. 강등권을 맴돌며 급기야 경질설까지 나돌자 마틴 욜 감독은 디펜스의 안정이 아닌 일관된 강공 전략으로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려 한다는 느낌이 다분하다. 실제로 아수-에코토나 베일 모두 이영표에 비해 공격적인 능력에서 좀 더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베일의 경우, 과감한 공격 가담으로 이미 득점까지 뽑아낸 바 있어 신뢰는 더욱 두터워지고 있다. 그러나 이미 지난 시즌에도 비슷한 아픔을 겪었던 이영표다. 지금은 마틴 욜 감독이 너무나 다급한 입장에 처해 있기에 아수-에코토와 베일을 중용하지만 팀이 안정을 되찾으면 이영표를 불러들이지 않을 수 없다. 조급해 할 필요가 전혀 없다. 기다림에는 이골이 나 있다. 욜 감독도 몇 차례 인터뷰를 통해 "이영표는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누누히 강조했다. 기회가 올 수 밖에 없다. 지금은 차분한 기다림이 필요한 시점이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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