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S 1.050, '공포의 9번 타자' 마이카 오윙스
OSEN 기자
발행 2007.09.28 05: 58

[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33경기 타율 3할3푼9리 4홈런 OPS 1.050. 기록만 보면 꽤나 훌륭한 전문 대타의 성적으로 여길 만하다. 그러나 이는 엄연한 투수의 '타격 기록'이다. 카를로스 삼브라노(26.시카고 컵스)를 능가하는 '파워히팅 피처'가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루키 마이카 오윙스(25). 기록상 올 시즌 NL 실버슬러거상이 유력하다. 이 분야의 '터줏대감'이던 삼브라노가 타율 2할5푼6리 2홈런 5타점에 그치고 있는 있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돋보인다. 1982년 조지아주 게인스빌에서 태어난 오윙스는 조지아공대를 거쳐 툴레인대학을 졸업했다. 대학 재학 당시 투타에서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쳐 빅리그 스카우트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각 구단 관계자들은 그를 미래의 거포 1루수로 키워야 한다는 측과 팀의 에이스로 키워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나뉘었다. 2005년 아마추어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83번으로 그를 지명한 애리조나는 후자였다. 90마일 중반대의 강속구와 쓸만한 변화구를 봤을 때 장차 팀의 주축투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해 후반기부터 프로에 입문한 오윙스는 구단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상위 싱글A 랜캐스터에서 16경기에 구원등판, 1승1패 방어율 2.45를 기록한 뒤 이듬해 선발로 전환, 더블A 테네시에서 12경기를 소화했다. 성적은 6승2패 방어율 2.88. 65이닝 동안 탈삼진 69개 볼넷 17개로 내용도 빼어났다. 시즌 후반 트리플A 투산에 올라서서도 10승 무패 방어율 3.70으로 승승장구했다. 피칭 성적 만 눈에 띄는 것은 아니었다. 테네시에서 타율 2할8푼6리를 기록한 뒤 투산에서는 37타수 동안 타율 4할5리 6타점으로 매서운 방망이 실력을 뽐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에 올라선 올해 그는 투타 양면에서 팔망미인의 자질을 과시하고 있다. 29경기(선발 27경기)에 등판한 그는 8승8패 방어율 4.30으로 애리조나가 지구 우승을 노리는 데 주역이 됐다. 세자릿수 탈삼진(106개)를 기록했고, 볼넷은 그 절반인 50개만 허용했다. 더욱 눈부신 것은 그의 타격 성적이다. 59타수 20안타로 타율 3할3푼9리. 놀라운 것은 안타 가운데 절반이 넘는 12개가 장타라는 사실. 오윙스는 홈런 4개 2루타 7개 3루타 1개로 '거포 투수'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볼넷도 2개를 얻은 그의 출루율은 3할5푼5리, 장타율은 6할9푼5리에 달한다. 오윙스의 타격은 흠잡을 데가 없다. 거침없는 스윙, 타구에 체중을 싣는 능력, 스윙 후 공을 끝까지 보는 자세까지 완벽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등판하는 날이면 하루의 야구 경기를 결산하는 TV 프로그램에서는 그의 피칭보다 타격에 초점을 맞춘다. 195cm에 100kg의 육중한 체격에 우투우타인 오윙스는 천부적인 파워를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타격감이 살아 있는 날이면 상대 투수들은 절대 조심해야 한다. 그가 등판하는 날이면 9번 타순은 상대 투수가 쉬어가는 곳이 아닌 더욱 긴장해야 하는 곳으로 바뀐다. 방심하다가는 큰 것을 허용하기 십상이다. 지난 7월27일(이하 한국시간) 김병현(28.플로리다 말린스)도 9번 타자로 나선 그를 과소평가하다 2회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28일 피츠버그전도 좋은 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오윙스는 6⅓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8승째를 챙겼고, 공포의 타격능력을 앞세워 4타수 4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북치고 장구친' 오윙스 덕분에 애리조나는 8-0으로 승리하고 NL 서부지구 2위 샌디에이고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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