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2홈런' 본즈, 3000안타는 어디에서?
OSEN 기자
발행 2007.09.28 07: 26

[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단일 시즌 최다 홈런왕' '통산 홈런 1위'. 화려한 이력 만큼이나 배리 본즈(4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라는 이름은 하나의 상징이 됐다. 그러나 그 빛나는 이름은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한다. 천부적인 타격 실력은 여전히 돋보이지만 약물에 찌들었다는 의혹이 그를 기피하게 하는 요인이다. 이미 샌프란시스코는 15년간 이어온 인연을 끊기로 했다. 올 시즌 행크 애런을 넘어선 만큼 더 이상 본즈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본즈가 당장 내년에 뛸 곳은 어디일까. 본즈는 이미 내년까지 야구를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지난달 14일(이하 한국시간)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남은 목표가 있다. 통산 3000안타를 달성한 다음 은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현재 본즈는 통산 2935안타를 기록했다. 3000안타에 65개 만을 남겨둔 만큼 내년 시즌 달성이 확실하다. 문제는 어떤 구단에서 또 다른 마일스톤을 세우느냐에 쏠린다. 샌프란시스코가 결별을 통보한 이상 본즈가 활약할 곳은 아메리칸리그로 압축된다. 많은 나이 탓에 매일 좌익수 수비를 보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그의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포지션은 지명타자 밖에 없기 때문이다. 본즈를 필요로 하는 구단이라면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그의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감수하면서까지 그를 영입할 구단이라면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이번 겨울 새 지명타자를 필요로 하는 구단이어야 한다. 이 경우 본즈가 갈 수 있는 곳은 손에 꼽을 만큼 줄어든다. 거대한 LA 시장 공략을 위해 구단 이미지 관리에 온 신경을 쓰고 있는 LA 에인절스는 일단 제외된다. 이미 주전 지명타자를 보유한 곳도 대상에서 빠질 수밖에 없다. 뉴욕 양키스(제이슨 지암비) 보스턴 레드삭스(데이빗 오르티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트래비스 해프너) 시카고 화이트삭스(짐 토미) 등도 본즈에 관심을 나타낼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남은 곳은 하나. 샌프란시스코의 라이벌이자 지난 1989년 '베이시리즈'를 치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다. MSNBC의 테드 로빈슨 기자가 예상한 곳이 이곳이다. 올해는 실패했지만 내년에도 오클랜드는 플레이오프 후보로 꼽힌다. 여기에 마이크 피아자의 계약이 끝남에 따라 새로운 지명타자를 물색해야 한다. 오클랜드는 큰 명성을 보유했지만 최근 몇년간 슬럼프에 빠진 베테랑 타자들을 영입해 짭짤한 성과를 봤다. 지난해 프랭크 토마스, 올해 피아자가 이에 해당한다. 본즈의 경우 1000만 달러 이상을 상회하는 연봉이 문제이지만 오클랜드 고위층의 '결단'이 있을 경우 계약 가능성이 그리 낮지 않은 편이다. 사실 지난 겨울에도 오클랜드와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은 본즈의 오클랜드행 가능성을 높이 봤다. 선수의 이미지에는 신경을 끄고 오직 필드에서의 성공 가능성에만 집중하는 빌리 빈 단장의 성향도 무시 못할 변수다. 가급적이면 고향 샌프란시스코를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 본즈에게 다리만 건너면 되는 오클랜드는 지리상 최적의 장소다. 아직 속단은 이르다. 오프 시즌 선수 이동 상황에 따라서는 전혀 의외의 구단이 본즈에게 달려들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본즈가 새 구단을 찾을 때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이다. 본즈는 과연 어떤 구단 유니폼을 입고 대망의 3000안타를 달성할까.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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