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임창용', 경쟁력을 상실했나?
OSEN 기자
발행 2007.09.28 07: 52

[OSEN=이상학 객원기자] 삼성 임창용(31)은 지난 27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20번째로 선발 등판했다. 그러나 홈런 하나 포함 4피안타 2실점한 뒤 3회 1사 2루에서 구원투수 윤성환에게 공을 넘겨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시즌 9번째 5회 이전 조기 강판. 올 시즌 정확히 20차례 선발 등판에서 절반에 가까운 9차례나 선발투수의 기본 임무를 수행하지 못했다. 시즌 전체 성적도 38경기 5승 6패 3홀드 방어율 4.57. 평범한 투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된 것이 임창용의 현실이다. 임창용은 올 시즌 선발투수로 시작했다. 4월 8일 대구 두산전에서 5이닝을 3실점으로 막고 시즌 첫 승을 개인통산 100승으로 장식할 때만 하더라도 좋았다. 그러나 이후 스태미나 조절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7경기 만에 불펜으로 강등되고 말았다. 그래도 그때만 하더라도 지난 1년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및 재활로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불펜에서 구위와 경기 감각을 회복하면 선발진에 다시 합류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대대로 임창용은 6월부터 선발진에 재합류, 힘을 보탰다. 3경기에서 18이닝 동안 1실점으로 막고 선발승으로 2승을 챙기며 선동렬 감독에게도 두둑한 신뢰성 발언까지 들었다. 그러나 이후 3경기 선발등판에서 13이닝 동안 14실점을 허용하는 극악의 부진을 보이며 또다시 불펜으로 떨어졌다. 이후로는 중간계투로 등판하다 가끔 구멍이 날 때마다 선발 등판하는 등 좀처럼 코칭스태프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27일 한화전에서는 경기 시작과 함께 불펜이 가동됐을 정도였다. 임창용은 올 시즌 20차례 선발 등판에서 경기당 평균 4.43이닝을 던지며 4승6패 방어율 5.08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는 5차례에 불과했다. 하지만 불펜에서 등판한 18경기에서는 1승3홀드 방어율 2.81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과거 최정상급 마무리투수로 수 년간 활약한 경험이 있는 만큼 짧은 이닝 동안 효과적으로 피칭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게다가 임창용의 평균 직구 구속은 사이드암임에도 불구하고 시속 140km를 상회할 정도로 빠른 편이다. 문제는 선발투수로서 적합성 여부다. 임창용 본인은 선발투수에 대한 욕심이 강하다. 그러나 볼 무브먼트가 예전만 못한 가운데 구질도 단조로워 타자들에게 쉽게 읽히는 경향이 없지 않다. 전성기였던 1996년부터 2004년까지 임창용의 피안타율은 2할2푼3리에 불과했다. 선발투수로 활약한 2001년부터 2003년까지도 2할4푼7리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피안타율은 무려 2할8푼9리에 달한다. 선발투수로 활약한 3년간 9이닝당 탈삼진은 6.40개에 9이닝당 볼넷은 2.35개였지만 올 시즌에는 9이닝당 탈삼진이 4.49개에 불과하며 9이닝당 볼넷도 3.38개로 많아졌다. 선발투수로서 경쟁력 상실이라는 차가운 현실을 나타내는 수치들이다. 볼 무브먼트도 예전 같지 않지만 선발투수로서 단조로운 구질이나 컨트롤 그리고 체력과 마인드에도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치명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삼성은 최근 6연패 중 5차례나 선발투수가 5회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되며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선동렬 감독이 가장 안 좋게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연봉 5억 원짜리 투수 임창용이 선발진에서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는 이유다. 당장 연패 사슬을 끊고 4위 지키기가 급한 삼성이지만 임창용의 효과적인 활용법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