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장난'이란 이런 것인가?. 우연이라지만 너무나 절묘하다. 정확히 2년 전 9월 28일 LG와 SK 사이에서 일어난 일을 떠올리면 그렇다.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에 1승만을 남겨 둔 SK 와이번스는 28일 잠실 LG전을 우승 D-데이로 잡고 있다. 자칫 이 경기를 잃을 경우 우승 확정은 10월로 넘어간다. 방송 중계도 집중돼 있기에 우승 샴페인을 떠뜨리기에 최적의 시점이다. 당초 SK의 LG 원정은 27일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비로 인해 하루 미뤄졌다. LG 역시 90만 관중 달성에 총력을 쏟고 있는 터라 28일로 순연을 내심 반겼다. 이 사이 4위 삼성은 27일 한화전서 패배, 6연패에 빠졌다. 5위 LG와의 승차는 2.5경기로 좁혀졌다. LG의 4강 불씨는 조금 더 지펴졌다. 그 결과 9월 28일 SK-LG전은 불꽃을 튀기게 됐다. 아울러 2년 전에 있었던 '악연'도 자연스레 오버랩 될 수밖에 없게 됐다. 당시 SK는 두산과 치열한 2위 경합을 벌이고 있었다. SK는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걸린 2위만 확보하면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과도 해볼 만하다는 것이 중평이었다. 삼성도 SK를 가장 껄끄럽게 여겼다. SK는 2005년 9월 28일 문학에서 LG와 정규시즌 최종전을 벌이는 일정이었다. LG는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상태였기에 SK가 이 경기를 무난히 승리하고, 2위를 확정지을 것이란 전망이 대세였다. 그러나 LG는 필사적으로 항전했고, SK는 2-3이란 뼈에 사무치는 패배를 당했다. 이 패배로 SK는 3위로 미끄러졌고,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한화에 무릎 꿇었다. 그로부터 2년 후 9월 28일. 이제 전세는 역전돼 SK가 LG의 시즌을 '끝장'낼 상황이 왔다. LG는 잔여 4경기를 전승해야 4강을 바라볼 수 있는데 SK가 칼자루를 쥔 셈이다. 그러나 SK 역시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흐름이다. 왜 하필 9월 28일인지, 또 상대는 LG인지, 그리고 LG가 2005년 SK처럼 절박한 상황에서 SK와 만났는지, '야구의 신(神)'이 존재한다면 참 짖꿏기도 하다. sgoi@osen.co.kr 지난 2005년 9월 28일 LG에 패색이 짙어져 2위서 3위로 떨어지기 직전의 SK 선수들의 침울한 표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