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성'으로 올 시즌 뒤늦게 빛을 발하고 있는 LG 트윈스 최고참 최동수(36)가 팬들과 진솔한 대화를 가졌다. LG 트윈스 홈페이지에 올려진 팬들의 질문에 선수들이 직접 답하는 ‘궁금해’ 코너에서 최동수는 올 시즌 남은 목표를 밝혔다. 최동수는 올 시즌 121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2리에 11홈런 56타점으로 생애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홈런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팀 내에서도 맏형으로서 구심점 역할을 든든히 해 내 선수단 안팎의 신뢰를 받고 있는 최동수가 팬들과 홈페이지를 통해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1. lucasp(백진영) 질문 : 점수 차가 많이 벌어져 있을 때나 분위기가 안 좋으면 덕아웃 앞에서 선수들이 모여 회의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때마다 최동수 선수와 이종렬 선수가 무어라고 하시는지요? ^^ 회의만 하면 신기하게도 분위기가 반전 되는 경기를 보여 주시는 것 같네요. 최동수 : 올해 신기하게도 제가 선수들을 불러모았을 때 대량 득점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면, 질 것 같은 느낌보다도 일단 자존심이 상해요. 그래서 얼마 전 삼성전에서 역전한 경기에서 선수들을 모아놓고 “난 지금 자존심이 상한다. 지더라도 끝까지 해보자!”라고 말했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어떤 점수차도 극복 할 수 있는 것이 야구라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도 살아남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2. supersang(권혁상) 질문 : 홈런 치고 나서 덕아웃에서 항상 우규민 선수와 세리머니 하죠? 세리머니는 어떻게 만들었으며, 우규민 선수와는 엄청난 나이 차이가 있을 텐데 참 친해 보이네요. 팀 내 고참 선수로서 나이 차가 좀 있는 후배들과 친하게 지내는 방법은 어떤 것 인가요? 최동수 : 사실 후배들과 친하게 지내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규민이와 룸메이트가 된 것은 작년부터에요. 규민이가 허리가 안좋아 온돌방을 써야 돼서 공교롭게 당시 온돌방을 쓰던 저랑 룸메이트가 됐고 그 뒤로 같이 쓰고 있습니다. 같이 방을 쓰다 보니 많이 친해진 것 같습니다. 홈런 세레모니는 규민이가 먼저 “선배님. 홈런 치시면 저랑 홈런 세레모니 한 번 해보시는 게 어떠세요?” 하고 제안을 해서 만들었죠. 동작도 모두 규민이가 가르쳐 준 거에요. 홈런을 치고 나면 사실 정신이 없어 하기 힘들 수도 있는데, 홈런 치고 들어오고 있으면 규민이가 열심히 눈빛으로 사인을 보내요. (웃음) 3. csco9904(김윤호) 질문 : 올 시즌 꾸준한 활약에 박수를 보내는 팬입니다. 지금 이 자리까지 오느라 많은 고생을 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선수라면 누구나 슬럼프를 겪게 마련이고 최동수 선수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신만의 슬럼프 극복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최동수 : 제 야구인생은 13년 동안 슬럼프라고 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웃음)사실, 슬럼프도 실력이죠 뭐. 그러니 계속 열심히 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있나요. 제가 한 만큼 돌아온다고 생각하고, 계속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려고 해요. 올 해에는 비교적 성적이 좋았지만, 스스로 안 좋다고 느껴질 때는 훈련량을 늘렸던게 나름 비결이라고 생각해요. 4. honny(하정헌) 질문 : 최동수 선수 타석에 들어서면 "동수, 동수 최동수"를 어린이부터 노인 관중들까지 연호하는데 이 응원이 어떠신지요? 최동수 : 원래 이 응원은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또 존경하는 (김)동수선배의 응원이었어요. 2군 시절, 혼자 잠실에 와서 야구경기를 보곤 했었는데, 그 때 동수선배를 연호하는 이 응원을 듣고 너무나 부러웠습니다. 그 당시에 1군 경기를 보며 언젠가는 내가 저 타석에 서겠다고 스스로 다짐도 많이 했거든요. 동수 선배가 삼성으로 이적 한후, 제가 1군 경기에 뛰게 되었을 때, 이 응원을 다시 들었는데 예전 생각이 나더라고요. 아마 이름이 같아서 그대로 썼던 것 같아요. 지금도 이 응원을 들으면 2군 시절 생각이 많이 나기도 합니다. 5. ym96(양윤미) 질문 : 71년생 올해로 37세 이신데 결혼한 후배들 보시면 부럽지 않으세요? 형수님의 내조가 뒷받침 되시면 훨씬 더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을 텐데요. 올해는 국수 먹을 수 있는 것인가요? ㅎㅎ 혹시 만나시는 여자분은 있으신지? 최동수 : 교제하고 있는 여자친구는 있습니다만 결혼 계획은 없습니다. 다른 상황도 고려하고, 여자 친구 일정도 생각해서 내년 쯤 결혼을 하고 싶어요. 6. kdya1(강도영) 질문 : 요즘 올해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시고 계시는데요. 야구하면서 제일 힘들었을 때는 언제였는지 궁금합니다. 최동수 : 2001년 가을, 1군에 등록된 지 이틀 만에 다시 2군으로 갔을 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은퇴를 결심하고 감독실에 들어가는데 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야구를 계속해야 하는지 정말 막막하기도 하고… 그 때, 주변에서 계속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셨고 다시 시작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가 오히려 더욱 야구에 전념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7. knight0804(김보곤) 질문 : 최동수 선수의 헬멧하고 모자에는 GO FOR IT 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것을 보았습니다. 어떤것을 위한 GO FOR IT이며, 그 문구를 새기게 된데에는 어떤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최동수 : “Go For It”은 2군에 있던 신인선수 시절 인상 깊게 보았던 영화 속 대사입니다. 주인공이 중요한 결심을 하는 순간에 읊조렸던 대사가 바로 “Go for it” 인데, “일단 부딪혀 보는 거야” 라는 그 말이 너무나 가슴에 와 닿았어요. 그 이후에 가방, 배트케이스, 배트, 글러브, 모자 등 적어놓을 수 있는 모든 곳에 적어놓았죠.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왔던 제 상황과도 비슷해서 더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8. jjh423(정종흠) 질문 : 최동수선수는 교타자라기 보단 장타자 쪽에 속하는 타자인데요. 프로생활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홈런이 있을법 한데, 언제 어떤홈런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최동수 : 올해의 만루홈런들도 기억에 남지만, 무엇보다도 단연 기억에 남는 것은 2002년 플레이오프에서 3점 홈런으로 1차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경기에서 때려낸 그 홈런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 야구 인생에도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기쁜 순간이었습니다. 9. jaewook(오세익) 질문 : 덕아웃 스토리를 보면 맨 마지막에 할 줄 아는 것은 야구 밖에 없다는 말이 있는데 만약 야구 선수가 안되었더라면 어떤 일을 하고 계실 것 같으세요? 궁금합니다~ 답변 부탁드려요~~ 최동수 : 음악 쪽 일을 했을 것 같아요. 사실, 정말로 야구 밖에 할 줄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뭐라 이야기 하기가 어렵지만, 왠지 음악을 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사실 음악 듣는 것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특히 기타를 좋아해서 어렸을 때부터 항상 배우고 싶었어요. 중학교 시절에는 실제로 기타를 배워보려고 학원까지 알아봤거든요. 당시 한달 레슨비가 5000원이었는데, 그 돈을 받기 위해서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크게 혼이 나서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 배웠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몰라요. 기타리스트가 되어있을지도. (웃음) 10. LGzzang(유재명) 질문 : 71년생이고 광영고를 졸업하셨던데 71년생 광영고 동기에는 김한수, 권준헌 선수가 있습니다.. 이들하고 관계는 어떤가요? 고교시절에 광영고는 어떤 팀이고 동수형님이나 다른 두선수는 어떤 선수들이었죠? 최동수 : 다 친해요. 개인적으로도 종종 만나거든요. 고등학교 입학 해서 셋 다 하나같이 키가 작았어요. 그리고 공교롭게도 모두 1년 사이에 20센티미터 가까이 키가 컸죠. 셋 모두 똑같이 그랬어요. 그 후로 우리 셋이 팀의 주축 선수가 되었습니다. 신생팀이지만, 우리 셋을 필두로 열심히 훈련했고 나름대로 탄탄한 전력을 이루었어요. 고 3때는 봉황기 8강에 까지 진출했던 기억이 나요. 지금은 광영고 야구팀이 해체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추가 질문! 끝으로 선수로서의 목표와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 질문 : 선수생활을 하면서의 목표. 최동수 : 일단은 야구를 오래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에요. 그렇지만 골든 글러브와 올스타전도 꿈꾸고 있어요. 꿈을 향해서 나아가다 보면, 이루지 못하더라도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장이라도 계속 배우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어요. 질문 : 팬들에게 한마디. 최동수 : 2군에 있을 때, 비록 2군 선수였지만 팬들이 열정적으로 응원했던 챔피언 LG 트윈스의 야구를 생생히 기억해요. 그리고 올 해 야구를 하면서 그 때의 느낌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LG 트윈스를 아껴주시는 팬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언제나 더 좋은 활약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