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째 시즌서 첫 100안타' 신명철의 명암
OSEN 기자
발행 2007.09.28 10: 33

[OSEN=이상학 객원기자] 삼성 선동렬 감독은 최근 집중력이 결여된 선수들의 수비에 답답한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 27일까지 시즌 2번째 6연패를 당하면서 매 경기 1개씩 실책이 나왔고 기록되지 않은 실책도 많았다. 선동렬 감독은 27일 대전 한화전 후 “오늘도 결정적인 에러가 승패를 좌우했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 말을 들었다면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을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실책성 플레이를 3차례나 저지른 2루수 신명철(29)이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날 경기에서 신명철은 5타수 2안타를 때려내며 정확히 시즌 100안타를 달성했다. 지난 2001년 프로 데뷔 후 첫 시즌 100안타. 롯데에서 가장 알찬 시즌이었던 2005년에도 88안타를 기록하는 데 그쳤던 신명철이다. 하지만 삼성 이적 첫 해부터 100안타를 쳐내며 비교적 성공적인 이적 스토리를 써가고 있다. 타율이 2할5푼1리밖에 되지 않지만, 도루(19개)·희생타(24개) 모두 팀에서 가장 많다. 게다가 신명철은 올 시즌 삼성에서 유일하게 119경기 모두 출장하고 있는 선수다. 마산고-연세대를 졸업한 신명철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원조 드림팀 멤버로서 아마추어 시절 박한이·정대현과 함께 최고선수 중 한 명으로 명성을 떨쳤다. 2001년 롯데 입단 당시 계약금은 3억 2000만 원으로 지금은 팀 동료가 된 박한이(3억 원)보다 더 많았다. 호쾌하고 정확한 타격, 빠른 발과 작전수행 능력, 화려한 국가대표 경력은 팬들의 기대를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롯데에서 6년간 타율 2할3푼3리·252안타·43도루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특히 볼넷(63개)보다 4배 가까이 많은 삼진(245개)은 실망 그 자체였다. 2005년 잠깐 반짝했지만 2006년 1할7푼5리라는 극악의 타율과 볼넷(8개)보다 정확히 5배나 많은 삼진(40개)은 더 이상 기대를 갖지 못하게끔 하는 요소였다. 결국 지난해 11월 21일 삼성 왼손 투수 강영식과 맞트레이드 돼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애증의 롯데를 떠나 야수진 세대교체를 갈망한 삼성의 부름을 받은 것이다. 물론 신명철의 나이는 유망주의 그것과 멀지만 박종호가 노쇠한 삼성으로서는 대안이 필요했고 그 선수가 바로 신명철이었다.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기대는 개막전 주전 2루수 선발출장으로 증명됐다. 선동렬 감독은 올 시즌 꾸준히 신명철은 주전 2루수 겸 2번 타자로 중용했다. 시즌 중반부터는 하위타순에 배치시키는 등 변화를 주기도 했지만 2루수만큼은 신명철로 밀어붙였다. 박종호와 조동찬이 각각 팔꿈치와 어깨 부상으로 시즌을 접은 것도 신명철에게 계속해 기회가 주어진 이유였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신명철은 공수주 삼박자에서 나름대로 쏠쏠한 활약으로 삼성에 힘을 보탰다. 특히 안정된 수비와 빠른 발 그리고 작전수행능력은 점수를 짜내고 지키는 선동렬 감독의 스타일과도 딱 들어맞았다. 물론 올 시즌에도 여전히 삼진(67개)이 볼넷(25개)보다 압도적으로 많을 정도로 선구안이 개선되지 않았고, 특유의 기습번트도 이제는 ‘기습’의 의미를 잃었다. 최근에는 생애 첫 풀타임 시즌 소화 탓인지 수비에서도 집중력이 결여된 플레이가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생애 첫 풀타임 시즌인 데다 이적 첫 해라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합격점을 줄 수 있는 성적표다. 여타 주전 선수들에게는 별 것 아닌 시즌 100안타가 신명철과 삼성에게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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