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빛나 김남진 주연 SBS 금요드라마 ‘날아오르다’(박언희 극본, 박경렬 연출)에서 극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모티브가 되는 술 ‘자운재 백화주’가 극중에서 처럼 실제로도 다른 사람이 주인몰래 상표등록을 하려했던 일이 알려지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극중 진희(왕빛나 분)는 시댁인 진산 박씨의 가문 대대로 내려온 ‘자운재 백화주’를 상품화해서 가문을 살려냄은 물론 식물인간이 된 남편 강우(김준성 분)의 병원비에도 보태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28일 12회 방송에 이르러서야 우여곡절 끝에 제임스(김남진 분)의 도움으로 시티프라자 백화점에서 판매를 하게 됐다. 그 동안 진희는 상표등록에 관한 법적인 지식이 짧아 사기꾼 김 과장의 꼬임에 넘어가 모든 것이 무산될 뻔 했는데 진희를 마음 속으로 사모하는 제임스의 도움으로 그 결실을 이루게 된 것이다. 이 같이 백화주 상표를 다른 사람이 도용하는 드라마 같은 일이 실제로도 일어날 뻔 했다. 백가지 꽃을 따서 만든다는 가양주(家釀酒)인 백화주(百花酒)가 송화대력주(松花大力酒), 불로주(不老酒)와 함께 3대명주로 손꼽히는 건 알려진 사실이다. 현재 드라마의 백화주 자문은 전북에서 율곡 이이부터 시작된 기호학파의 전통을 잇고 있는 ‘학성강당’의 김종회 선생이 맡고 있다. 실제로 그는 국내에서도 몇 안되는 백화주 생산자로 알려져 있으며 술의 원연은 이 집안의 13대조인 김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런 그가 백화주 만드는 방법을 무심결에 A라는 지인에게 공개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날 특허청에 있는 B라는 지인이 누군가가 백화주를 ‘백초화주’이라는 이름으로 상표등록하려 한다고 말해 그제서야 자신의 전통주 상표를 빼앗길 뻔한 사실을 알게 됐다. 현재 특허청에는 ‘백화수곡’이라는 술이 이미 상표로 등록돼 있는데 A씨는 이와 비슷한 이름인 ‘백초화주’로 등록해 상품에 대한 우선권을 획득하려다가 B씨에게 들키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이 사실은 ‘날아오르다’의 박언희 작가에게도 알려져 드라마 상에서도 이와 똑같은 사연이 그려지게 됐다. 박언희 작가는 “순수하게 가양주 만드는 열정으로 살아온 김종회 선생님의 이런 사연을 듣고서 극화하고 싶었다. 그 분이 전통주를 만드시는 것만 알고 상표등록에 대한 법적사항을 모르니까 주위에서 이를 이용하려 했던 것 같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또 박 작가는 술이 ‘날아오르다’의 중요한 소재로 작용하는 것과 관련해 “현재 한국은 맥주나 양주, 소주와 더불어 최근에는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긴 했지만 정작 우리의 전통주에 대한 관심은 덜한 편이다. 드라마를 통해 우리나라의 훌륭하고 좋은 술인 전통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고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마침 최근 국세청에서도 세금감면을 통해 이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happ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