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공포 극장'이 내년 시즌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27일 현대 좌완투수 장원삼은 KIA를 상대로 시즌 9승째를 따낸 뒤 최희섭과의 대결 소감을 밝혔다. 그는 "타석에 들어선 최희섭 선배를 보니 위압감이 느껴졌다. 볼을 제대로 던질 수 없었다. 잘 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원삼의 한마디는 최희섭이 풍기는 이미지를 유감없이 보여준 사례다. 어차피 최희섭은 이번 시즌보다는 내년 시즌을 염두에 두고 뛰고 있다. 팀에서도 최희섭이 내년 시즌 상대투수에게 공포감을 심어줄 수 있는 타자가 된다면 팀은 엄청나게 강해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최희섭은 시즌 종료를 앞두고 '공포 극장' 예고편을 살짝 보여주고 있다. 지난 28일까지 8경기 연속 안타를 생산하고 있다. 25타수 15안타, 타율이 무려 6할에 이른다. 9월초까지 부진에 빠져 2할대 타율로 추락했으나 어느새 다시 3할2푼(178타수 57안타)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28일 현대 우완투수 김수경을 상대로 터트린 두 개의 홈런은 최희섭의 위력이 어떤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2회 첫 번째 홈런은 김수경의 실투였다. 슬라이더를 몸쪽 낮게 떨어뜨린다는 것이 높게 형성되는 바람에 120m짜리 홈런을 얻어 맞았다. 두 번째 홈런은 완벽한 슬라이더를 공략했다.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던지는 김수경이 다시 슬라이더를 몸쪽 낮게 제대로 던졌다. 최희섭 무릎 밑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최희섭은 보란듯이 걷어올려 110m짜리 우월아치를 그려냈다. 이 홈런은 최희섭이 드디어 국내투수들에 대해 적응을 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경기 후 최희섭도 "경기를 많이 하니까 국내 투수들의 볼에 눈에 들어오고 적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 투수의 변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모습이 아니었다. 이와 함께 최희섭은 "가을캠프부터 하체를 이용할 수 있는 집중훈련을 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약점을 잘 알고 고치겠다는 것이다. 하체 타격은 변화구 대처 능력과 장타를 생산할 수 있는 비결 중의 비결이다. 국내 투수에 대한 적응도가 높아지고 가을캠프부터 기술적인 향상을 하겠다는 마음가짐도 고무적이다. 왠지 내년 시즌 '최희섭의 공포극장'이 대박을 터트릴 것 같은 예감이 들고 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