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두산이 올라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지난 28일 SK가 1위를 확정지었다. 29일에는 4위 삼성이 롯데전 승리로 6연패서 탈출하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사실상 굳혔다. 반면 3위 한화는 KIA에 패배, 2위 전선에서 멀어졌다. 이에 따라 SK의 한국시리즈 선착, 두산의 플레이오프 직행, 한화와 삼성의 준플레이오프 맞대결로 2007 프로야구 가을잔치의 구도는 짜여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화와 삼성 중 어느 팀이 3위를 할 것이냐는 변수는 남아있지만 포스트시즌 판세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선 SK가 두산을 가장 버거워할 것이라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선호할 만한' 한국시리즈 파트너로도 볼 수 있다. 두산은 리오스란 확실한 에이스를 보유하고 있고, 공수주에 걸친 짜임새가 8개구단 중 가장 잘 갖춰진 팀이다. 그러나 감독 이하 주력 대부분이 우승 경험이 없기는 SK와 매한가지다. 더구나 SK의 최대 무기인 타선은 오른쪽보다 좌타라인이 조금 더 강하다. 그런데 두산은 좌완투수가 전무하다시피 한 실정이다. 이 점에서 매존-권혁(이상 삼성), 세드릭-류현진-송진우-구대성(이상 한화) 등을 보유한 삼성-한화보다 두산은 부담감이 덜하다. 더구나 SK는 리오스의 볼을 워낙 못 쳐서 그렇지 랜들이나 임태훈, 정재훈 등 나머지 두산 주력 투수들은 비교적 효과적으로 공략해왔다. 즉 리오스에만 집중적으로 대처하면 되는 전선이기에 대응 전술도 단순해진다. 그러나 야구적 측면보다 두산이 올라와야 할 '진짜 당위성'은 흥행에 있다. 현행 제도에서 삼성이나 한화가 올라오면 SK는 1,2차전만 홈인 문학구장에서 치르고 3,4차전 원정 뒤 5~7차전을 잠실에서 가져야 한다. 홈 구장에서 우승 샴페인을 터뜨릴 수 없다. 사실상 1위 프리미엄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두산이 올라올 경우 1,2,6,7차전을 문학에서 할 수 있다. 더구나 3~5차전은 두산의 홈 잠실에서 펼쳐지기에 한국시리즈 매 경기 3만 관중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SK가 두산의 진출을 기도해야(?) 하는 패러독스야말로 현행 한국시리즈 운영의 불합리성을 노출하고 있다. 기존 제도로는 3만 관중 규모의 대형 지방구장을 홈으로 쓰는 SK와 롯데만 피해를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sgoi@osen.co.kr 지난 8월 23일 SK-두산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