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기대주’ 유원상(21·한화)이 드디어 데뷔 첫 선발승을 신고했다. 유원상은 30일 KIA와의 대전 홈경기에서 데뷔 처음으로 1군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83구를 던져 2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 한화의 8-1 완승을 이끌었다. 9월 들어 엔트리가 확대된 뒤 꿈에 그리던 1군 무대를 밟은 유원상은 데뷔 6번째이자 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거두는 기쁨을 누렸다. 유원상에게는 그야말로 소중한 선발등판 기회였다. 2위 진출 가능성이 남아있는 팀 사정상 1군 선발등판 경험이 전무한 유원상에게 기회가 올 것으로는 누구도 예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괴물’ 류현진이 시즌 막판 팔꿈치 이상 조짐을 보이며 포스트시즌 대비 차원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기로 결정했고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유원상이 등판했다. 데뷔 첫 선발 등판이라는 긴장감 때문이었는지 경기 초반 유원상은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1회 1사 후 김종국과 이현곤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4번 장성호와 5번 최희섭을 각각 1루 땅볼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위기를 잘 넘겼다. 2회에도 선두타자 김원섭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다음 타자 송산을 병살타로 처리했고 이후 별다른 위기 없이 한창 달아오른 KIA 타선을 효과적으로 잠재웠다. 비록 4회 최희섭에게 가운데 직구를 던지다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승패에는 지장이 없었다. 무엇보다 회를 거듭할수록 안정된 피칭을 보였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1회부터 3회까지는 59개의 공을 던지며 어려운 피칭을 했지만, 4회부터 6회까지는 29개의 공으로 KIA 타선을 봉쇄했다. 지난해 2군 리그에서 ‘닥터K’로 명성을 떨친 것에 어울리게 삼진도 5개나 잡아냈다. 직구 스피드는 139km에서 147km를 오갈 정도로 빠르고 힘이 있었고 홈런을 친 최희섭을 제외한 나머지 KIA 타자들은 유원상의 공을 정타로 맞히지 못했다. 강속구 투수에게 최상의 조합이 되는 커브도 효과적으로 먹혔다. 경기 후 유원상은 “첫 선발 등판이라 부담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타선이 점수를 많이 낸 이후에는 편하게 던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원상은 “공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하체 밸런스를 만드는 데 집중하면서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원상은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어가는 게 개인적인 목표다. 큰 경기 경험을 해보고 싶다. 엔트리에 포함되면 보직을 가리지 않고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유원상이 한 달 전부터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 포스트시즌에도 물론 기용할 것이다. 큰 경기에서도 짧게 소화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된다”며 유원상의 호투에 흡족함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문동환은 지금도 계속 던지고 있는데 감각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KIA 서정환 감독은 “선발 오준형이 경기 초반 무너져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