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역시 야구는 '투수 놀음'인가. 2007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전체 일정의 96.6%를 소화한 가운데 순위도 거의 가려졌다. SK는 창단 첫 페넌트레이스 우승 축포를 터뜨렸고 두산·한화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4위 삼성도 1승만 더 추가하면 사상 처음으로 11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가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8개 구단의 순위가 팀 방어율과 거의 일치했다는 점이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것이 증명된 것이나 다름없다. 팀 방어율 1위는 페넌트레이스 우승팀 SK. 시즌 팀 방어율이 3.24로 8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돋보이는 점은 선발진과 불펜의 밸런스. 어느 한 쪽으로 크게 기울어지지 않은 채 적절한 균형을 맞췄다. 불펜 방어율이 2.62로 전체 1위지만 선발진 방어율도 3.72로 3위에 올라있다. 물론 김성근 감독의 특성상 불펜의 기록이 돋보이는 게 사실이다. 팀 홀드에서도 76개로 압도적인 1위다. 지난 2년간 팀 홀드 1위와 함께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삼성에 이어 SK도 팀 홀드에서 1위를 차지했다. 불펜이 강할수록 진정한 강팀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지표다. 플레이오프 직행이 유력한 2위 두산도 팀 방어율 3.41로 이 부문 2위에 랭크돼 있다. 두산도 SK처럼 선발진과 불펜이 조화를 이뤘다. 선발 방어율이 3.51로 전체 1위이며 불펜 방어율도 3.21로 3위에 올라있다. 특히 선발진에서는 ‘외국인 원투펀치’ 다니엘 리오스와 맷 랜들이 함께 385⅔이닝을 소화해 33승 13패, 방어율 2.52라는 놀라운 성적을 합작했다. 올 시즌 8개 구단 원투펀치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게다가 전반기에는 임태훈, 후반기에는 이승학 등 예상치 못한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며 활기를 불어넣어준 게 큰 힘이 됐다. 그러나 각각 3위와 4위에 랭크된 한화와 삼성은 팀 방어율에서도 나란히 3위(3.58)와 4위(3.69)를 차지하고 있지만 조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한화는 선발진 방어율에서 근소한 차이로 2위(3.51)지만 퀄리티스타트 횟수는 65회로 압도적인 1위고, 5회 이전 조기 강판도 16차례로 가장 적었다. 불펜 방어율이 3.63으로 5위에 그친 게 문제였다. 반대로 삼성은 불펜 방어율은 SK에 이어 당당히 2위(2.87)지만 선발진 방어율은 4위(4.37)였다. 선발진 방어율만 놓고 보면 평균 이상이지만 퀄리티스타트 횟수는 41회로 8개 구단 중 가장 적었다. 상위 4개 팀의 방어율이 3점대인 반면 하위 4개 팀은 나란히 4점대 방어율을 마크할 정도로 마운드가 무너졌다. 산술적으로 4강 진출 가능성이 남아있는 LG는 팀 방어율이 4.37로 6위에 그친 것이 결과적으로 치명타가 된 모습이다.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롯데 역시 팀 방어율이 4.12로 겨우 5위에 올랐다. 최하위가 유력한 KIA도 팀 방어율이 4.50으로 7위이며, 팀 방어율에서 최하위(4.50)를 차지한 7위 현대는 과거 투수왕국이라는 별칭이 무색할 정도의 결과를 안은 것이 올 시즌 실패의 요인으로 지적된다. 김성근 SK 감독과 레이번 채병룡 로마노 등 투수들(뒷줄 오른쪽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