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선발도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기 일쑤다. 든든한 마운드를 앞세워 '지키는 야구'를 추구하며 한국시리즈 3연패를 노리는 선동렬 삼성 감독으로선 답답할 뿐이다. 이렇듯 삼성이 선발진이 연쇄 붕괴된 가운데 '양심포' 양준혁(38)과 심정수(32)의 매서운 불방망이는 단연 빛난다. 팀 내 최고참인 양준혁은 사상 첫 개인 통산 2000안타와 3500루타 돌파를 비롯해 1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과 세 자릿수 안타까지 달성하며 '큰 형님' 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9월 30일 현재 타율 3할3푼5리7모로 선두 이현곤(27, KIA, 3할3푼6리3모)과 불과 6모 차로 불꽃 튀는 타격왕 경쟁을 벌이는 양준혁이 타이틀을 거머쥔다면 장효조를 제치고 역대 최다 수상 기록 보유자가 된다. 현재 타격감만 놓고 본다면 가능성이 높은 편. 지난 5경기서 타율 3할6푼8리를 기록한 양준혁은 '라이벌' 이현곤(타율 2할7푼8리)보다 9푼 앞선다. 그만큼 컨디션이 좋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20홈런-20도루 달성에 도루 3개를 남겨 둔 양준혁은 "팀의 4강 진출을 위해 포기했다"고 밝혔으나 가을 잔치가 확정된다면 슬슬 개인 성적에도 욕심을 부려 볼 만하다. 양준혁이 20-20 클럽에 가입하면 역대 최고령 기록을 갈아 치운다. '헤라클레스' 심정수는 시즌 타율은 2할5푼6리에 불과하나 홈런(30)-타점(96)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타점왕은 거의 확정적이지만 홈런왕은 안갯속 형상. 지난 2003년 53개의 아치를 쏘아 올린 뒤 4년 만에 30홈런 고지에 오른 심정수는 브룸바와 이대호가 홈런왕 타이틀을 향해 추격하고 있으나 올해만큼은 놓치지 않을 각오. 심정수는 2003년 이승엽(현 요미우리)과 치열한 홈런 레이스를 펼친 끝에 3개 차로 아깝게 2위에 그친 바 있다.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타이틀과 인연이 멀어 '무관의 제왕'이라는 달갑지 않은 칭호도 홈런-타점 부문 2관왕을 차지하며 떨쳐낼 태세다. "방망이는 결코 믿을게 못된다"는 선 감독의 마운드 예찬론을 비웃는듯 양준혁과 심정수는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마치 선산을 지키는 굽은 소나무처럼... what@osen.co.kr 양준혁-심정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