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2008 신인 3인방, '신바람 야구 부흥 앞장'
OSEN 기자
발행 2007.10.02 11: 41

'우리가 신바람 야구 부흥 앞장선다'. 2008 고졸 신인 최대어로 꼽히는 이형종(18, 서울고), 정찬헌(17, 광주일고), 이범준(18.성남서고). 제41회 대통령배 야구대회 결승전 눈물의 역투로 유명해진 이형종과 그 대회 결승전 상대 에이스였던 초고교급 투수 정찬헌이 LG 트윈스 입단 동기로 다시 만났다. 정찬헌과 이범준은 2일, 이형종은 오는 9일 개막되는 전국체전에 출전한 뒤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아직은 프로 야구 선수로서의 모습이 낯설지만 세 선수는 지난 1일 구리구장에서 조심스럽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올 해 신인왕이 될 만한 활약을 보여줄 선수를 꼽는다면. 형종 : 아직 프로 선수로서 시작 단계인 만큼 쉽게 이야기 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에요. 좋은 선수들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제 목표는 신인왕입니다. 평생 단 한번만 탈 수 있는 상이잖아요. 1차 지명 선수인만큼 팀에 실력으로 기여하고 당당하게 인정받고 싶습니다. 찬헌 : 형종이를 비롯해 많은 신인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솔직히 말씀 드려 어떤 신인 선수들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저 스스로는 제가 제일 잘 할 것 같아요. 범준 : 물론 저도 형종이나 찬헌이가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도 욕심이 있습니다. 비록 지명에서는 뒤로 밀렸지만 실력은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이제 LG에 합류하게 되었는데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범준 : 저는 조인성 선배님과 이야기 나눠보고 싶습니다. 경험이 많은 포수니까, 투수로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찬헌 : 저는 박명환 선배님이요. 최고의 선수잖아요. 슬라이더도 배워보고 싶고. 여러 노하우에 대해서 들어보고 싶어서요. 형종 : 조인성 선배님과 박명환 선배님 말하려고 했는데, 앞에서 다 말 했네요. 저는 두 분 다 뵙고 싶습니다. 범준이 찬헌이 보다 두 배로 배워야죠. (웃음) ◆이제 서로 만난 지 며칠이 되었는데, 입단 동기들 성격은 어떤가. 형종 : 저랑 범준이는 연습경기도 자주 하고 서울고에서 같이 운동한 적도 있어서 입단하기 전부터 친구였어요. 범준이는 말도 잘하고 성격도 참 좋은 친구입니다. 하지만 얌전하게 생긴 외모와는 다르게 약간 다혈질이에요. 화나면 무서워요. 찬헌이는 문자 보내면 자꾸만 대답이 없어요. 저랑 친해지고 싶지 않나봐요. (웃음) 찬헌 : 그건 제 휴대폰 요금제의 문자 제한 때문이에요. 청소년 요금제 쓰고 있어서 그런건데… (웃음) 저는 형종이랑 범준이가 다닌 학교와 거리가 멀어, 연습경기도 별로 못하고 이제 같이 지낸 지 이틀 째라 사실 성격은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팀에 합류해서는 친구들이 잘 챙겨줘서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범준 : 제가 약간 다혈질이긴 하지만 승부욕은 형종이가 훨씬 강해요. 가끔 지나칠 정도라고 느껴질 때도 있어요. 탁구 같은 것을 함께 쳐도 지면 이길 때까지 하려고 하고 이기면 질 때까지 계속해요. 이겨 놓고 또 하자고 할 때면 얄밉기도 하고. 찬헌이는 듬직하죠. 아직 많이 친해지지는 못했어요. ◆지명 받는 순간의 소감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 어땠나. 이형종 : 집도 서울이었고 어렸을 때부터 LG 팬이었기 때문에 꿈꿔온 프로 선수가 된다는 사실이 기뻤어요. 1차 지명이니까 잘해야 하겠다는 부담감도 조금 있었지만 그만큼 인정 받는 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죠. 정찬헌 : 2차 지명 당시 뽑히지 못할 것이라는 긴장감은 없었어요. 어떤 팀에 가더라도 좋으니 상위 지명으로 입단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연고지 구단인 기아에 1차 지명을 받지 못해 서운한 마음이 있었지만 다른 지방에 가서 운동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LG는 오고 싶은 팀이었고, 전체 1순위로 지명 되니까 기뻤습니다. 집이 어려워서 계약금으로 보탬이 되고 싶었거든요. LG에 오게 되었을 때 어머니께서 특히 기뻐하셨습니다. 이범준 : 2차 지명 전날까지만 해도 상위 지명을 은근히 기대했었는데 1순위가 아니라 2순위에서 지명 받게 되어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고 싶은 팀을 생각하기 보다는 어느 팀이라도 상위 지명을 받아서 입단하고 있었거든요. 지금은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기량을 키워가고 싶습니다. ◆대통령배 고교야구 대회 당시 결승전 당시 에이스로서 맞대결을 펼쳤는데 서로에 대한 인상이 어땠나. 찬헌 : 형종이는 직구가 좋은 선수입니다. 제가 타석에서 상대했을 때도 계속 직구만 던지더라고요. 결승전에서는 힘이 떨어졌는지 컨트롤이 흔들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죠. 형종 : 찬헌이도 직구 공끝이 좋은 선수에요. 하지만 결승전 당시에는 우승에만 집중하고 있어서 상대 투수에게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결승전 이후 이형종 선수의 눈물의 역투가 언론에 많이 등장했는데. 찬헌 : 사실 끝내기 안타로 승부가 결정지어지는 순간이었기 때문에 상대팀 선수들을 볼 겨를이 없었어요. 우승했다는 기쁨에 한참을 뛰어다니고 나니까 서울고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누워있더라고요. 경기가 끝나고 나서는 언론에 온통 형종이 이야기 뿐이어서 약간 서운한 느낌도 들었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 누가 우승했느냐가 더 중요하죠. 형종 : 그 때 일로 인터뷰도 여러 번 했어요. 사실 초, 중학교 시절 우승도 많이 했고, 크게 실점한 적도 별로 없었어요. 1985년 대통령배와 청룡기 우승 이후로 서울고에 우승이 없어서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결승전에서 에이스로서 활약하지 못하니까 너무 속상했습니다. 동료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제 마운드에서 우는 모습은 더 이상 없을 거에요. 앞으로는 실력으로 주목 받고 싶습니다. ◆신인으로서의 목표는 무엇인가. 형종 : 저 역시 1군에 남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개막전 엔트리에 들 수 있다면 좋겠어요. 그리고 신인왕이 목표입니다.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서 나중에 FA 계약도 하고 싶습니다. 찬헌 : 1군에 남고 싶어하는 것이야 신인 선수라면 다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전 몇 년 후에 1선발, 에이스로서의 실력을 갖추는 것을 야구 선수로서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범준 : 무엇보다도 첫 해 1군 엔트리에 합류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큰 목표입니다. 1군 경기에서 뛰어야 신인왕 후보에라도 들 수 있잖아요. 몇 년간 열심히 훈련하고 기량을 키워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되고 싶습니다. 변화구, 마인드 컨트롤 등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아요. ◆이형종 선수는 20일 가까이 LG에서 훈련했는데 혹시 선배들이 '울보'라고 놀리지는 않았나. 형종 : 딱 한 선배님이 좀 놀리셨어요. (웃음) 다른 분들은 별 말씀 없으시고, 그냥 다들 잘해주시던걸요. 어떤 선배님인지는 비밀입니다. ◆좋아하는 야구 선수는 누군가. 범준 : 전 지금 2군 투수코치님이신 김용수 코치님과 LG에서 활약하셨던 이상훈 선배님을 좋아했습니다. 두 분 다 선발과 마무리로 대단한 활약을 보여주신 점을 닮고 싶습니다. 저도 열심히 노력해서 기량이 뒷받침된다면 좋은 마무리투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거든요. 찬헌 : 제가 좋아하는 선수는 보스턴의 마쓰자카입니다. 일단 외모가 비슷한 점이 마음에 들거든요. 닮고 싶은 스타일을 가진 선수이기도 하고요. 좋은 구위와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활용하는 제구력을 동시에 갖춘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형종 : 일본에서 활약하는 이승엽 선배님을 좋아합니다. 외다리 타법이 너무 멋져 보여서 따라 해 보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투수로는 LG 박명환 선배님을 좋아합니다. 강속구에다가 치기 힘든 슬라이더를 던지시잖아요. ◆훈련 마치고 쉴 때는 무엇을 하는가. 형종 : 노래를 들어요. 발라드를 주로 듣는데 대중 가요는 다 듣는 편이에요. 씨야를 특히 좋아해요. 범준 : 형종이가 남규리 씨를 엄청 좋아하거든요. (웃음) 저는 시간 날 때 미니 홈피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요즘엔 제 미니홈피를 어떻게 아셨는지 LG 트윈스 팬 여러분들이 많이 찾아오셨어요. 찬헌 : 저는 컴퓨터 게임을 주로 하는데요. 요새는 총싸움 하는 게임을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이름이… 아, 써든어택이요. ◆끝으로 앞으로의 스케줄과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형종 : 저는 오는 9일부터 전국체전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시합이 마무리되는 대로 다시 팀 훈련에 합류 해야죠. 올 가을과 겨울에 열심히 훈련해서 내년에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야구 많이 좋아해주세요. 찬헌 : 저는 지금도 팀 훈련에 참가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 팀 스케줄에 따라 훈련할 계획입니다. 신인 선수니까 무조건 열심히 해야죠. 범준 : 저도 찬헌이랑 같이 팀 훈련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마무리 훈련이 시작될 텐데 첫인상이 중요한 만큼 몸 관리 잘 해서 코칭 스태프에게 좋은 모습 보이면서 시작하고 싶어요. 내년엔 팬들에게도 좋은 첫 인상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what@osen.co.kr 정찬헌-이형종-이범준 / 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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