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마지막 한 장 남은 포스트시즌 티켓의 주인공은 결국 콜로라도 로키스로 결정됐다. 모든 게 끝난 것 같던 연장 13회말 믿을 수 없는 역전극을 펼치며 1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진출을 확정했다. 콜로라도는 2일(한국시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승자를 가리는 단판 승부에서 연장 13회말 제이미 캐롤의 끝내기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9-8로 승리했다. 이로써 콜로라도는 유일하게 플레이오프에 오른 1995년 이후 처음으로 가을 축제에 참가하며 올 시즌 최대 이변의 주역이 됐다. '마지막 승부'답게 경기는 끝을 모른채 진행됐다. 엎치락 뒤치락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명승부를 연출했다. 어느 쪽이 이기더라도 불만이 없을 경기였지만 콜로라도의 포기할줄 모르는 승부욕이 돋보였다. 13회초가 끝날 때만 해도 샌디에이고의 승리는 결정된 듯 보였다. 6-6 동점이던 연장 13회 샌디에이고는 선두 브라이언 자일스의 볼넷으로 문을 두들겼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헤어스톤은 콜로라도 9번째 투수 호르헤 훌리오로부터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순간 콜로라도 팬들로 가득한 쿠어스필드는 적막으로 뒤덮였다. 8-6. 하지만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연장 13회말 콜로라도는 선두 마쓰이 가즈오의 2루타와 트로이 툴로위츠키의 중전안타로 1점을 따라붙으며 희망을 되살렸다. 이후 맷 홀리데이는 우측 담장 바로 밑을 강타하는 3루타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고, 무사 3루에서 들어선 캐롤이 샌디에이고의 '수호신' 트레버 호프먼으로부터 우측 희생플라이를 날려 대접전을 마무리했다. 경기 초반부터 물고 물리는 접전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먼저 분위기를 돋운 쪽은 콜로라도. 1회말 콜로라도는 샌디에이고 에이스 제이크 피비로부터 3안타로 2득점해 기세를 올렸다. 2회에는 요빗 토레알바가 좌월 솔로포를 터뜨려 3-0으로 앞섰다. 더 이상 몰리면 만회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에서 샌디에이고는 3회초 반격을 시작했다. 전세를 일거에 역전시키는 짜릿한 그랜드슬램으로 경기장 분위기를 바꿔놨다. 선두 피비가 중전안타로 힘을 내자 자일스는 볼넷, 헤어스톤이 우전안타를 기록해 만든 1사 만루에서 아드리안 곤살레스가 콜로라도 선발 조시 포그로부터 우측 담장을 큼지막하게 넘어가는 역전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탄력을 받은 샌디에이고는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콜로라도 유격수 트로이 툴로위츠키의 실책으로 5점째를 얻었다. 콜로라도도 그냥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3회 1사 뒤 토드 헬튼이 추격의 우측 솔로포를 날렸고 5회에는 중심타자 맷 홀리데이의 중전 적시타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신이 난 콜로라도는 6회 시스 스미스의 중월 3루타와 마쓰이의 희생플라이로 재역전을 이루어냈다. 분위기상 콜로라도가 유리한 상황. 그러나 1점차 리드는 안심할 수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샌디에이고는 5-6으로 끌려가던 8회초 제프 블럼의 중전안타와 브라이언 자일스의 좌측 2루타로 다시 타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후 경기는 한동안 소강상태. 9회를 지나 연장 12회까지 접어들어서도 살얼음판 같은 균형은 깨지지 않았다. 하지만 13회말 콜로라도의 믿을 수 없는 대반격이 성공을 거두면서 최후의 승자는 콜로라도로 기록됐다. 양대리그 통합 트리플 크라운을 노렸던 피비는 6⅓이닝 10피안타 6실점에 그쳐 아쉽게 NL 트리플 크라운에 만족해야 했다. 시즌 19승 6패 방어율 2.54에 탈삼진 6개를 추가해 시즌 240개로 2위 스캇 캐즈미어(탬파베이, 239개)를 제쳤다. 승리한 콜로라도는 오는 4일 오전 4시 NL 동부지구 우승팀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NL 디비전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장소는 필라델피아의 홈인 시티즌스뱅크파크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