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최후의 보루였던 30홈런을 달성했다. 최선의 결과라 할 만하다. 요미우리 이승엽(31)은 센트럴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지난 2일 야쿠르트와 도쿄돔 홈경기에서 4회말 동점 투런 홈런으로 시즌 30호 홈런을 마크했다. 3년 연속 30홈런 고지를 점령하는 순간이었다. 일본 진출 2년차였던 2005년 지바 롯데에서 슬러거의 상징인 30홈런 고지를 처음 밟은 이승엽은 요미우리로 이적한 지난해 41홈런을 폭발시키며 명실상부한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올 시즌 갖은 부상 악재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자존심처럼 여긴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2007시즌 이승엽의 30홈런을 분석한다. ▲ 밀어 친 홈런 증가 올 시즌 이승엽 홈런의 가장 큰 특징은 밀어 친 홈런이 많았다는 점이다. 30홈런 중 정확히 절반인 15개가 오른쪽 담장을 넘긴 당겨 친 홈런이었지만 나머지 15개는 가운데와 왼쪽 담장으로 넘어갔다. 특히 왼쪽 담장을 넘어간 홈런이 10개나 됐다. 지난해 41홈런 중 왼쪽 담장을 넘어간 홈런은 11개로 비율로 따지면 26.8%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33.3%로 늘어났다. 특히 후반기 15홈런 중 오른쪽 담장으로 간 것은 5개였으며 나머지 10개는 좌월 및 중월 홈런이었다. 왼쪽 엄지손가락 부상 탓에 의식적으로 큰 것을 노리며 풀스윙을 하기 어려웠던 만큼 타이밍과 힘이 적절히 어우러져 밀어 친 홈런이 많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수치들이다. ▲ 초구 대신 변화구 공략 지난해 이승엽은 공격적인 타격이 돋보였다. 41홈런 중 11홈런이 초구를 공략해 만든 홈런이었다. 그만큼 타격 밸런스가 절정이었고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올 시즌 부상 탓인지 지난해만큼의 공격적인 타격이 나오지 않았다. 초구 홈런은 불과 4개. 대신 신중한 타격으로 변화구를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올 시즌 30홈런 중 직구를 공략한 홈런은 12개. 비율은 정확히 40.0%로 높은 편이지만 지난해(53.7%)에 비하면 크게 줄었다. 대신 변화구를 공략한 홈런이 18개로 많아졌다. 슬라이더(6개)·슈트(5개)·커브(2개)·커터(2개)·포크볼(2개)·체인지업(1개) 등을 힘 들이지 않고 타이밍으로 홈런을 만들었다. 부상 중에도 나름의 홈런 방법을 터득한 셈이다. ▲ 솔로 홈런 비율 하락 언제부턴가 이승엽의 홈런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있으니 바로 영양가다. 소위 말하는 ‘영양사’들의 논리는 쓸 데 없는 솔로 홈런이 많다는 게 이승엽에게는 아킬레스건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41홈런 중 무려 26개가 솔로 홈런이었다. 하지만 이승엽보다는 그 앞에서 찬스를 만들어주지 못한 동료 타자들의 탓이 컸다. 올 시즌 이승엽은 그것을 증명해냈다. 30홈런 중 솔로 홈런은 14개지만 투런 홈런이 11개, 스리런 홈런이 5개로 늘어났다. 솔로 홈런 비율도 63.4%에서 46.7%로 확 줄었다. 게다가 30홈런 중 8개가 승부를 원점으로 만든 영양가 만점의 동점 홈런이었다. 또한, 이승엽이 홈런을 친 27경기에서 요미우리도 17승10패, 6할3푼이라는 높은 승률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