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마구'가 살아났다. 삼성 좌완 에이스 전병호(34)가 최근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며 포스트시즌서 활약을 예고했다. 선발진의 연쇄 붕괴로 고심했던 선동렬 삼성 감독으로선 전병호의 부활 조짐에 기쁠 뿐. 전병호는 지난 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올 시즌 마지막 대결에 선발 등판해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4이닝 6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안정된 모습을 되찾았다. 1회 전병호의 위기 관리 능력은 돋보였다. 톱타자 정근우에게 3루수 앞 번트 안타를 맞은 뒤 2루 도루까지 허용했다. 후속 김강민과 이진영을 범타로 처리했으나 이호준과 박경완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실점 위기에 내몰렸다. 안타 한 방이면 2점은 내줄 상황. 그러나 박재홍을 유격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2회에도 선두 타자 정경배의 좌전 안타로 만든 무사 1루서 세 타자를 뜬공과 땅볼로 가볍게 처리한 뒤 3회 2사 만루에서 정경배를 3루수 라인 드라이브로 아웃시키는 노련함을 과시했다. 4회 2사 2루서 김강민에게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준 것을 제외하면 만족스러운 투구. 비록 경기는 2-5로 패했으나 선 감독은 전병호의 호투에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선 감독은 "경기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전병호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가을 잔치를 앞둔 삼성에게 전병호의 부활 조짐은 한국 시리즈 3연패를 향한 청신호는 아닐까.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