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녀’, 가을이라 더 오싹한 공포
OSEN 기자
발행 2007.10.03 15: 24

박진희 주연의 영화 ‘궁녀’(김미정 감독, 영화사 아침 제작)가 2일 언론에 공개됐다. 조선시대 궁에서 일어난 의문의 죽음을 둘러싼 궁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여름이 아닌 가을에 더 오싹함을 느끼게 하는 공포물이다. ‘궁녀’는 어느날 목을 매 자살한 궁녀가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눈과 귀, 그리고 입을 닫고 오로지 임금을 위해 살았던 궁녀에게 자살은 그야말로 불경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내의녀 천령(박진희 분)이 원령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고 주장하며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조선시대 궁녀들의 삶이 그려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는 왕권을 향한 탐욕과 암투도 담겨 있다. ‘궁녀’는 ‘궁중 미스터리’를 표방하고 있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 있자면 섬뜩하고 오싹한 기운이 감돈다. 천령의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궁녀들의 또다른 삶에는 끔찍함이 도사리고 있다. 그런 모습들이 ‘궁녀’에서는 비교적 담담하게 그려져 있다. 하지만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순간 고개를 돌릴 만큼 높은 수위의 장면이 나온다. 참고로 ‘궁녀’는 ‘18세 이상 관람가’다. 박진희를 비롯해 윤세아 서영희 임정은 전혜진 등 여자연기자들이 주요 배역을 맡았고, 감독(김미정 감독)과 제작자(영화사 아침 정승혜 대표)까지 여성들의 파워가 느껴지는 ‘궁녀’는 ‘여성이 남성보다 공포영화를 더 잘본다’는 속설을 증명하듯 올 여름 개봉했던 그 어떤 공포물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공포스럽다.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영화제에 초청돼 호평을 얻은 ‘궁녀’는 18일 개봉한다. pharo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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