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배우 콤비가 좋은 이유
OSEN 기자
발행 2007.10.03 17: 38

이준익 감독-정진영, 장진 감독-정재영, 이명세 감독-강동원, 강우석 감독-설경구, 김지운 감독-송강호 등 최근 한국영화계에 감독-배우 콤비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의 연기력이 상호보완되는 이 관계는 최근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감독-배우 콤비는 자칫 감독과 배우에게 한계점이 될 위험성도 있다. 콤비라고 불릴 정도라면 서로에 대한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뛰어넘어야 부분에 있어서 망설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 점을 극복한다면 두 사람은 더할 나위 없는 동반자가 된다. 또 콤비이기 때문에 감독의 입장에서 보면 배우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전작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도전의식이 생길 수 있다. 배우의 입장에서도 호흡이 척척 맞는 감독과 함께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의 매력을 선보이고 배우로서의 생명력을 연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뿐만 아니라 감독이 입장에서는 주연 배우의 안정적인 확보가 가능하게 되고, 배우도 출연할 작품이 있다는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감독과 배우가 꼭 함께 해야한다는 말이 아닌 만큼 다른 감독, 다른 배우와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 반면 감독-배우 콤비가 꼭 좋은 것은 아닐 수도 있다. 감독의 특정 성향에 따라 배우의 이미지가 각인된 경우 이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김기덕 감독-조재현 콤비의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김기덕 감독의 초기 작품에 빠짐없이 등장했던 조재현의 이미지는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나쁜 남자’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물론 조재현이 이후 수많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연기를 선보였지만 그래도 여전히 관객들의 뇌리에서 나쁜 남자의 이미지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이처럼 감독-배우 콤비가 한계에 부딪치기 않기 위해서는 서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감독은 가장 기본적인 자신만의 연출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이야기 틀의 변화를 통해 새로움을 추구해야한다. 또 배우의 입장에서는 특정한 이미지에 얽매이기보다 계속해서 변화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이준익 감독-정재영 콤비의 ‘즐거운 인생’은 지난 9월 13일 개봉했고, 장진 감독-정재영 콤비의 ‘바르게 살자’와 이명세 감독-강동원 콤비의 ‘M’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또 이 밖에도 감독-배우 콤비의 영화들이 몇 편 더 제작되고 있다. 과연 이들의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계속돼서 말 그대로 ‘명콤비’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pharo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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