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감수' 현대, "이렇게 초조하게 야구하기는 처음"
OSEN 기자
발행 2007.10.03 17: 44

"이렇게 초조하게 야구를 지켜보기는 처음이다"(정민태), "30년간 야구해오면서 오늘처럼 긴장하면서 야구를 보기는 처음이다"(조규제 투수코치). 현대 유니콘스가 대기록의 희생양이 될 뻔한 위기에서 간신히 탈출했다. 현대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두산 특급 용병 투수 리오스(35)의 쾌투에 막혀 퍼펙트로 끌려가다가 막판에 기사회생했다. 9회 1사까지 퍼펙트로 끌려가던 현대는 8번 강귀태가 볼카운트 1-2에서 리오스의 144km짜리 직구를 강타, 3-유간을 빠지는 깨끗한 좌전안타를 터트려 첫 안타를 기록하며 리오스의 퍼펙트 승리를 간신히 저지했다. 한국 프로야구 26년 사상 첫 퍼펙트 승리가 날라가는 순간이었다. 이순간 현대 벤치는 마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도 한 듯 모두가 벌떡 일어나서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8회까지 무안타에 그쳐 침묵속에서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현대 선수단은 강귀태에게 '무조건 안타를 쳐달라'고 기원했는데 강귀태가 첫 안타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현대는 강귀태의 첫 안타에 이어 황재균, 오윤의 2루타까지 연속 3안타로 2점을 만회, 2-3으로 패했다. 리오스의 사상 첫 퍼펙트 승리를 막아낸 강귀태는 "타석에 들어갈 때부터 '퍼펙트를 깨고 말겠다'는 각오였다. 리오스가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 스타일이어서 기다리지 않고 공격적으로 치고 나갈 생각이었다"면서 "볼카운트 1-2에서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던질 것으로 예상하고 공격적으로 스윙한 것이 적중했다. 2볼에서 기습 번트 모션을 취한 것은 볼넷으로라도 무조건 걸어나가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구단 매각으로 마지막 시즌을 치르고 있는 현대로서는 십년감수한 경기였다. 경기 후 김시진 현대 감독은 "리오스가 워낙 잘 던졌다. 그러나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해서 1점차까지 쫓아갈 수 있었다"며 긴 한 숨을 몰아쉬었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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