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 관중 숨은 힘'은 부쩍 늘어난 여성팬들
OSEN 기자
발행 2007.10.04 07: 41

“오빠부대가 남자 친구들을 데려오네요”. 프로야구 구장이 청춘남녀들의 건전한 만남의 장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올 시즌 관중몰이의 근원지인 서울 잠실구장과 부산 사직구장에는 어느 해보다도 많은 젊은 여성팬들의 발길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야구 규칙이 어려워 여성팬들이 관전하기 힘들다는 통념을 깨고 팬층의 절반 이상을 여성들이 차지하고 있어 프로야구 관계자들이 밝은 전망에 한껏 고무되고 있다. 서울 구단 관계자들은 “오빠부대 팬들이 성년이 되면서 남자 친구들을 야구장으로 데려오고 있다. 여성팬들이 많아지면서 남성팬들도 자연히 늘어나고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가 11년 만에 400만 관중을 돌파한 데는 여성팬들의 힘이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홍성흔 팬클럽의 경우를 보면 여성팬의 힘을 알 수 있다. 처음 팬클럽이 결성됐을 때는 중고등 학생을 비롯해 대학생 여성팬들이 90% 이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남성팬이 3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늘었다. 여성팬들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남자 친구가 생겼고 팬클럽이나 구단 행사에 남자 친구와 함께 참석하면서 자연스럽게 야구장으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성흔의 한 열성 여성팬은 야구장을 자주 찾는 이유에 대해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도 보고 확 트인 그라운드를 보며 스트레스를 많이 해소할 수 있어 좋다”며 골수 야구팬이 됐음을 밝히고 있다. 부산 사직구장은 남성팬들 사이에서는 ‘물 좋은 부킹 장소’로 유명하다. 멋쟁이 여성팬들이 야구장으로 몰리면서 덩달아 남성팬들도 야구장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여성팬들과 가족단위 관중들이 앞으로 프로야구를 이끌어갈 팬들로 인식하고 있다. 최근 신상우 KBO 총재는 ‘400만 관중 돌파 감사 기자회견’을 마친 후 여기자와 악수를 나누면서 “요즘 야구장에 여성팬들이 많이 늘어났다”면서 “야구장에 많이 나와 달라”고 인사말을 건넸다. KBO는 더 많은 여성팬들이 야구장을 찾게 하기 위해 여성팬과 어린이팬을 위한 ‘알기 쉬운 야구 규칙’을 담은 만화규칙집을 조만간 발간할 예정이기도 하다. 야구장이 앞으로 더욱 청춘남녀 및 가족 단위 팬들의 건전한 여가선용의 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구장시설의 개보수를 통해 즐겁고 안락하게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갖추는 일이 급선무다. KBO와 각구단들이 이점을 주지해서 좀 더 신경을 쓴다면 프로야구의 르네상스가 도래할 전망이다. sun@osen.co.kr 지난 3일 잠실구장 외야 한켠에 자리잡고 두산 선수들을 응원하는 열성 여성팬들. 여성팬들이 남성팬들의 2배 이상으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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