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시즌 전 최하위 후보로 지목되던 두산이 지난 3일 현대와의 잠실 경기서 3-2로 승리하며 시즌 70승을 마크함과 동시에 페넌트레이스 2위를 확보,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짓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2005년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에서 SK를 제치고 극적으로 2위 자리를 차지한 지 2년 만에 2위 자리를 탈환했다. 하지만 두산의 2위 쟁취는 결코 운이 좋았거나 기적이 일어난 것이 아니다. 2위 두산을 5가지 키워드로 살펴본다. ① 원투펀치 리오스-랜들 사상 최강의 원투펀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한국 프로야구 사상 24년 만에 선발 22승을 거두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원’ 다니엘 리오스의 활약상이 절대적이었지만 ‘투’ 맷 랜들도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리오스와 랜들을 올 시즌 도합 60경기에 선발등판, 34승13패 방어율 2.49를 기록했다. 특히 394이닝에 달하는 투구이닝이 단연 돋보인다. 두산 선발진이 소화한 투구이닝(699⅓)의 무려 56.3%를 두 선수가 책임졌다. 또한 리오스는 4차례 완봉승 포함 6차례의 완투를 해내며 불펜이 비교적 약한 팀의 부담을 완전하게 덜어주며 에이스의 진가를 발휘했다. ② 4번 타자 김동주 118경기에서 타율 3할2푼2리·19홈런·78타점. 덤으로 11도루까지. 두산 4번 타자 김동주의 성적이다. 특히 출루율이 4할5푼8리로 리그 전체 1위이며 장타율도 5할3푼6리로 5위에 랭크돼 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9할9푼4리로 전체 3위. 득점권 타율도 무려 3할5푼9리다. 김동주의 위력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수치들이다. 하지만 김동주의 활약은 비단 김동주에게만 그치지 않는다. 4번 김동주의 앞뒤를 감싼 최준석(10개)·고영민(7개)·안경현(7개)의 결승타는 도합 24개나 된다. 이른바 ‘김동주 우산효과’다. ③ 절정의 발야구 올 시즌 두산은 무려 159개의 도루를 성공, 이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부문 2~4위가 두산 소속의 이종욱(46개)·고영민(36개)·민병헌(29개)이다. 또 단순히 도루가 많은 것만 아니라 도루성공률도 72.9%로 2위에 올라있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도루는 톱이었다. 게다가 3루타도 32개로 이 부문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1위에 랭크돼 있다. 기동력의 힘이다. 하지만 두산의 발야구는 도루에만 그치지 않는다. 한 베이스씩 더 전진하는 과감하고 공격적인 두산의 베이스러닝은 언제나 상대 수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④ 안정된 수비 시즌 초반 두산은 어이없는 실책으로 내주는 경기가 많았다. 특히 잠실 홈경기에서 실책을 많이 남발했지만 그라운드 개보수로 땅이 고르지 못한 탓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두산은 실책을 최소화하며 안정적인 경기를 꾸려나갔다. 올 시즌 실책도 73개로 8개 구단 중 가장 적다. 같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LG(93개)보다 20개나 적은 수치. 15.37이닝당 1개꼴로 적었다. 2루수 고영민-유격수 이대수의 키스톤 콤비에 외야의 이종욱·민병헌 등 수비의 귀재들이 중요한 수비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⑤ 다양한 승리 유형 4월에만 하더라도 두산은 접전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마무리 정재훈이 흔들리면서 불펜의 힘이 약해진 탓이었다. 하지만 5월부터 두산은 접전에 강한 본연의 모습으로 회귀했다. 올 시즌 1점차 승부에서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21승을 올렸다. 물론 패도 17패나 있었지만 그만큼 1점차 승부가 많았던 영향이다. 대신 연장 승부에서 확실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올 시즌 16차례 연장전에서 9승2무5패를 기록하면서 최근 11차례 연장서는 9승1무1패였다. 물론 두산이 접전에만 강한 것은 아니다. 한 차례의 리드도 내주지 않고 거둔 완승이 48승으로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팀이 바로 두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