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증인' 정민태, "현대는 내 마음 속에 영원할 것"
OSEN 기자
발행 2007.10.05 08: 10

현대 유니콘스가 5일 수원구장 한화전을 마지막으로 구단 간판을 내린다. 1996년 창단해 1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현대는 한화와의 올 시즌 최종전을 치른 후 구단 인수자가 나와 새로운 주인을 맞거나 해체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더이상 운영할 자금이 없기 때문에 존속이 어렵게 됐다. 지난 1월 농협 인수 협상 시작과 함께 시즌 내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담보로 대출을 받아 팀을 어렵게 꾸려왔다. 지난해까지 운영자금을 지원했던 현대차그룹 등 현대 관련사들이 올해는 지원을 하지 않았다. 70%가 넘는 야구단 주식을 보유한 대주주인 하이닉스는 올해도 한 푼 지원하지 않았다. 지난 3월 현대 야구단에서 ‘주주로서 지원을 요청한다’는 공문을 보냈으나 ‘알아서 운영하라’는 답변만 들었다. ‘주주 권리를 포기하느냐’는 공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따라서 현대는 5일 한화전을 끝으로 ‘유니콘스’ 간판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현대’라는 정들었던 유니폼을 더 이상 입을 수 없는 운명에 처한 현대 선수단은 착잡한 심정일 뿐이다. 특히 현대 창단 때부터 간판선수로 활약하며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의 주역으로 뛰었던 베테랑 우완투수 정민태(37)의 감회는 남달랐다. 5일 최종전을 앞두고 정민태는 “우승을 하는 동안 많은 애정이 깃든 야구단이다. 직업적인 측면을 떠나 선수와 프런트 모두 가족같은 분위기 속에서 생활했다”면서 “현대가 없어지는 것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안타깝고 섭섭하다”며 침통해했다. 정민태는 또 “설마 현대가 없어질 줄은 물랐다. 선수단 전체와 프런트 모두 인간적 교감을 쌓았기에 현대 이름은 없어져도 내 마음 속에는 영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마음은 비단 정민태뿐 아니라 대부분 선수들 모두 비슷했다. 착잡한 마음으로 마지막 경기에 임하는 김시진 감독도 “한화전이 마지막 경기가 아닐지도 모르지 않냐”며 현대가 사라지는 것이 믿기 어렵다는 자세였다. 정민태와 함께 현대 야구단의 산 증인인 주장 이숭용(36)은 구단 홍보팀을 통해 소감을 밝히겠다고 말한 뒤 연락이 닿지 않았다. 현대 선수단은 짧은 기간에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을 차지하며 명문구단의 반열에 올랐던 현대 유니콘스가 사라진다는 것을 아직 믿을 수 없다는 듯 착잡한 심정들이다. su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