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PIFF 스타들, 끝까지 빛나지는 않았다
OSEN 기자
발행 2007.10.05 09: 09

4일 오후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열린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는 수많은 국내외 스타들이 참석했다. 입장권을 구한 관객들은 물론 개막식장 주변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스타들의 참석을 환영했다. 스타들 또한 시민들의 호응에 고무돼 즐거운 표정으로 레드카펫을 밟았다 하지만 관객들의 환호성이 사라지자 개막식장을 찾았던 스타들의 행동은 사뭇 달라졌다. 레드카펫 때의 스포트라이트와 개막을 알리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끝나고 개막작 ‘집결호’가 상영되자 스타들은 하나 둘 씩 빛을 잃어갔다. 개막작 상영 시작과 함께 개막식장을 떠나기 시작한 것. 스타들이 가득 메웠던 객석은 주인을 잃은 채 덩그러니 남아있었고, 개막작은 그저 개막식에 참석한 관객만을 위한 상영을 하고 있었다. 이런 스타들의 행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오래 전부터 계속됐다. 특히 10년이 넘는 동안 꾸준히 국제영화제에 걸맞도록 성장하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인 만큼 개막식장의 분위기도 달라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개막식장의 스타들은 끝내 이런 기대를 저버리고 말았다. 스타들이 빠져나간 텅 빈 객석을 보고 있자니 부산국제영화제의 권위에 대한 의구심마저 들었다. 많은 스타들이 개막식을 축하하기는 했으나 영화를 사랑하는 진정한 배우는 거의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오직 스타들에게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배우로서 영화에 쏟는 애정이 아니라 그저 개막식에 참석했다는 눈도장을 찍는 데 불과했던 것이다. 이날 비가 오는 궂은 날씨와 개막식 후 열리는 개막파티까지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것은 나름의 변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비가 오는데도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앉아서 스타들을 환영해주고 개막작을 관람하고 있던 관객들과는 전혀 반대의 모습이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 단순히 영화축제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가 인정하는 권위를 얻기 위해서는 참석하는 스타들의 진지한 모습이 필요할 때가 됐다. 박준범 기자 pharo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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