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안했으면 좋겠다”. 지난 5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 한인의 날’에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은 재일동포 출신 ‘타격의 신’ 장훈(67. 전 한국야구위원회 총재특보) 씨가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국민타자’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왼손 엄지 관절염 수술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훈장을 받기 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들러 사무국 관계자들을 만난 장훈 씨는 이승엽이 시즌 종료 후 곧바로 왼손 엄지를 수술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장훈 씨는 “이승엽이 수술 후 재활을 걸쳐 이전 기량을 발휘할 가능성은 반반이다. 수술하게 되면 신경세포가 죽게 돼 배팅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밝힌 것으로 함께 자리를 했던 KBO 관계자가 전했다. 또 장훈 씨는 “내 경험으로 볼 때도 강타자들은 엄지 부상이 많은데 수술을 안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덧붙였다고 KBO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면서 장훈 씨는 이승엽이 시즌 막판 맹타를 휘두르며 맹활약하자 일본 기자들 사이에서는 “정말 아픈 것 맞냐”며 의아해 했다고 전하기도. 시즌 내내 왼손 엄지 관절염 통증으로 고전했던 이승엽은 시즌 막판 홈런포로 3년 연속 ‘30홈런 고지’를 밟으며 팀의 센트럴리그 우승에 공헌했다. 5일 수원구장에서 만난 유승안 KBO 기술위원(전 한화 감독)도 장훈 씨와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현역 시절 강타자였던 유 위원은 “나도 선수 때 엄지 수술을 받았는데 결국 타격하는 데 좋지 않았다”면서 손가락 수술에 회의적이었다. 장훈 씨는 일본 프로야구 최다 안타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전설적인 왼손 강타자 출신으로 개인통산 3085안타에 통산 타율 3할1푼9리로 ‘원조 안타제조기’로 일본야구를 평정했다. 일본사회에서 당당하게 한국인임을 밝히고 온갖 차별을 이겨낸 자랑스런 한국인이다. 현재 TV 방송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는 장훈 씨는 경기장에서 종종 이승엽을 만나면 타격 기술과 일본 생활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장훈씨를 비롯해 전문가들이 ‘수술 후 기량발휘 가능성 반반’이라는 의견들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이승엽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주목된다. sun@osen.co.kr 장훈 씨가 지난 2005년 이승엽의 롯데 마린스 시절 코나미컵 때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