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승부를 알 수 없던 11회말. 트래비스 해프너의 방망이가 바람을 갈랐다. 케니 로프턴의 볼넷, 프랭클린 구티에레스의 좌전안타와 그래디 사이즈모어의 고의4구로 만든 2사 만루. 해프너는 상대 마지막 투수 루이스 비스카이노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안쪽 낮은 직구를 잡아당겼다. 타구는 2루수 키를 넘어 우중간 외야에 떨어졌다. 3루 주자 로프턴이 여유 있게 홈을 밟는 순간 덕아웃의 모든 선수들은 뛰어나와 환호를 질러댔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연장 11회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뉴욕 양키스를 꺾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의 7부 능선을 넘었다. 클리블랜드는 6일(한국시간) 제이컵스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2차전에서 1-1로 승부를 알 수 없던 11회말 트래비스 해프너의 짜릿한 끝내기 결승타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클리블랜드는 1승만 추가하면 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에 진출하게 됐다. 패한 양키스는 벼랑 끝에 몰리며 월드시리즈 우승에서 7년 연속 멀어질 위기에 처했다. 두드리다 보면 문은 열린다는 격언이 맞아 떨어진 경기였다. 클리블랜드는 9회를 제외한 나머지 10이닝 동안 매번 주자를 내보내며 양키스 마운드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결국 11회말 주포 해프너가 이름값을 해주면서 홈 2경기를 모조리 이길 수 있었다. 한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접전이 시종일관 계속 됐다. 선취점을 먼저 올린 쪽은 양키스. 3회초 1사 후 멜키 카브레라가 파우스토 카모나의 6구째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겨 먼저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끝없는 0의 행진이 곧바로 시작됐다. 양키스는 클리블랜드 선발 파우스토 카모나의 신들린 듯한 투구에 쩔쩔맸고, 클리블랜드는 7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앤디 페티트의 노련미에 말려 번번히 홈플레이트를 밟는 데 실패했다. 경기가 양키스의 1점차 승리로 끝나가는 듯한 분위기에서 클리블랜드를 도운 것은 벌레떼였다. 8회말이 시작되자 갑자기 경기장을 뒤덮은 벌레떼들은 페티트를 구원한 자바 체임벌린의 신경을 계속해서 건드렸고, 이에 영향을 받은 체인벌린은 갑자기 페이스를 잃었다. 선두 사이즈모어를 볼넷으로 내보낸 후 폭투, 희생번트로 1사 3루. 해프터를 1루 직선타로 잡긴 했지만 빅토르 마르티네스 타석 때 또 와일드피치를 범해 동점을 헌납했다. 올 정규시즌 내내 단 1개의 폭투만 기록했던 체임벌린이 한 이닝에만 폭투 2개를 한꺼번에 범하는 흔치 않은 장면이었다. 클리블랜드는 흔들린 체임벌린으로부터 마르티네스가 몸 맞는 공, 라이언 가코는 볼넷을 얻어 역전 주자를 득점권에 진출시켰으나 자니 페랄타가 삼진으로 물러나 공격이 중단됐다. 하지만 11회말 해프너가 양키스 4번째 투수 비스카이노로부터 귀중한 결승타를 때려낸 덕에 또 다시 승리를 품에 안았다. 카모나는 9이닝 3피안타 5탈삼진 1실점 역투로 양팀 선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페티트는 6⅓이닝 7피안타 무실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이날도 4타수 무안타 삼진 3개로 물러나 포스트시즌 부진의 사슬을 이번에도 끊지 못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