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는 가을이지만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해운대 해수욕장은 아직도 여름이다. 아침 저녁 날씨는 제법 쌀쌀해 졌지만 따뜻한 햇볕이 내리쪼이는 한낮의 해운대는 계절의 흐름을 거부하고 있다. 해운대의 따가운 볕을 만끽하려는 사람들의 발걸음과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즐기러 부산을 찾은 외국인들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우리나라 사람들도 눈에 띈다. 이들은 여름 스포츠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서핑(파도타기)과 비치발리볼, 해변축구를 즐긴다. 또 한쪽에서는 가을 햇볕 아래 피부를 그을리며 한가로움을 만끽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일부 내국 관객들도 가세해 해운대 백사장을 찾아 밀려오는 파도를 즐기고, 백사장에 마련된 피프빌리지를 찾아 다양한 이벤트와 영화제의 분위기를 몸으로 느끼고 있다. 해변을 지나가면서 아직도 여름인양 즐기는 이들을 발견한 사람들의 시선은 신기해하면서도 부러운 눈치다. 4일 영화 ‘집결호’를 시작으로 64개국 총 275편의 영화가 상영되는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 3일 째 매진 사례와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큰 사고없이 순조로운 항해를 하고 있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