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배, '50타점 옵션' 채우기 작전 성공
OSEN 기자
발행 2007.10.06 20: 03

[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SK 덕아웃에서 박수갈채와 함께 우렁찬 함성소리가 터졌다. 이미 페넌트레이스 1위로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지은 SK 덕아웃에서 때 아닌 환호가 터져나와 고개를 갸우뚱 할 만했다. SK의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이 된 6일 대전 한화전은 12년차 베테랑 내야수 정경배(33)에게는 과장을 조금 곁들여 한국시리즈만큼 살 떨리는 한 판이었다. 50타점이라는 옵션이 이날 한 경기에 따라 결정 나기 때문이었다. SK 김성근 감독은 지난 2경기에서 정경배를 5번 타자로 선발 기용했다.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 차원도 있었지만, 50타점 옵션이 걸려있는 정경배를 위해 타점 기회가 많은 5번 타순에 배치한 것이 진짜 이유였다. 그러나 지난 2경기에서 정경배는 1타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고 최종전이었던 이날 경기 전까지 48타점을 마크하고 있었다. 옵션이 걸린 50타점을 위해서는 2타점이 더 필요했고 김성근 감독은 최종전에서 정경배를 3번 타자로 격상시켰다. 1회부터 정경배에게 타점 찬스가 왔다. 이진영의 2루타와 조동화의 번트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3루에서 정경배는 2루 땅볼로 3루 주자 이진영을 홈으로 불러들여 49타점 째를 올렸다. 3회에도 기회가 왔다. 선두타자 이진영이 중전안타로 포문을 연 뒤 조동화가 희생번트를 대 이진영을 2루로 진루시켰다. 정경배를 위한 필사적인 밥상 차려주기였다. 이에 보답하듯 정경배는 한화 선발 윤규진의 3구를 잘 맞혔다. 그러나 하필이면 타구가 상대 유격수 김민재의 정면으로 향하는 바람에 라인드라이브로 아웃됐고 2루 주자 이진영마저 그대로 아웃돼 허탈한 미소를 지어야 했다. 공교롭게도 타구를 잡은 김민재는 2002~2005년 SK에서 정경배와 함께 키스톤 콤비로 호흡을 맞춘 인연으로 절친한 사이였다. 하지만 SK 선수들의 필사적인 어시스트와 정경배의 강한 의지는 결국 50타점이라는 옥동자를 산고 끝에 낳게 만들었다. 6회 공격에서 SK는 선두타자 조동화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조동화는 1루에 출루한 뒤 곧바로 2루로 내달려 도루를 성공시켰다. 순식간에 무사 2루 득점권 찬스가 만들어졌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타점 기회를 정경배는 놓치지 않았다. 한화의 두 번째 투수 문동환의 5구를 결대로 때려 중전안타를 터뜨린 것. 2루 주자 조동화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3루를 거쳐 홈으로 내달려 득점에 성공했다. 정경배의 시즌 50타점이 달성되는 순간이었고 기다렸다는 듯 SK 덕아웃에서는 베테랑 선배의 옵션 달성을 축하하는 후배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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