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강수연과 전도연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 피프빌리지에서 만났다. 각각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과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강수연과 전도연의 이날 대화는 돈독한 선-후배 관계를 확인하는 자리였고, 한국 여배우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먼저 선배 강수연이 후배 전도연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강수연은 “전도연은 마음으로 정말 좋아하는 후배다. 배우는 각자 독특한 컬러를 가지고 있는데 전도연의 연기를 보면 가끔 질투가 날 때도 있다”고 전도연의 연기를 높이 평가했다. 특히 강수연은 전도연의 칸 영화제 수상을 언급하면서 “중계를 통해 전도연이 수상하는 장면을 보고 눈물이 나더라. 내가 상 탄 것 이상으로 울컥했고,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털어놨다. 이에 전도연은 “중학교 시절 영화 ‘청춘스케치’를 보고 팬으로 사인을 받으려고 했는데 못 받았다. 그 이후로 강수연의 연기를 계속 봐왔다”며 강수연이 자신의 동경의 대상이었음을 내비쳤다. 또 이날 두 사람에게 공통된 질문에 전도연은 “선배와 같은 생각이다”고 말하며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겸손한 모습이었다. 뿐만 아니라 전도연은 토크 막바지에 “나도 여기 있는 관객들만큼이나 강수연 선배의 좋은 말을 많이 들었고 배운 것도 많다”고 존경의 뜻을 밝혔다. 이날의 또 다른 화두는 한국을 대표하는 두 여배우가 전하는 배우로서의 고통과 노력, 그리고 꿈이었다. 강수연은 “난 영화배우이자 한편으로는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 관객이다. 내게 있어 영화는 꿈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영화를 만드는 것도 힘들지만 (여)배우로서 개인의 삶이 쉽지 않다. 화려한 이면에는 인내가 필요하고 외로움을 견뎌내야 하고 때로는 벌거벗어 모든 것은 내보여줘야 할 때도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자 강수연은 “모든 영화인이 마찬가지겠지만 흥행을 하거나 작품성이 있었다고 해도 그게 끝이 아니라 다시 백지상태가 된다”며 “연기는 치열하고 냉정하고, 또 끝과 시작이 없다. 끊임없이 연기하고 싶다”고 거들었다. 전도연은 “영화는 내 삶의 큰 부분이다. 영화 때문에 나 자신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영화없이는 내 존재감도 없다”고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과시했다. 또 배우로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강수연 선배와 비슷한 생각이다. 지속적으로 좋은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 상(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고 끝이 아니다”고 말했다. 배우를 꿈꾸는 한 관객에게 “나도 과거에는 배우가 꿈이 아니었다. 하지만 무언가 열심히 한다면 그게 바로 자신의 길이 된다”고 조언을 하기도 했다. 이날 오픈토크를 지켜본 관객 중에는 영화학도들이 많았는데 강수연과 전도연은 “영화를 많이 보는 것만큼 효과적이고 빠른 학습 방법이 없다. 특히 단편영화나 제3세계 영화와 같이 영화제이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영화들을 보기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날 두 월드스타의 만남에는 3일째인 부산국제영화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만큼 많은 인파가 몰렸다. 오픈토크를 보기 위해 모인 2000여명 관중들은 강수연과 전도연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며 박수를 치면서 공감을 뜻을 나타냈다. pharos@osen.co.kr 황세준 기자 storkjoo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