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 에이스 왕젠밍, 대만 대표로 올림픽 예선전 나올까
OSEN 기자
발행 2007.10.07 14: 22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들은 대만 국가대표팀의 60명 후보 명단에 빅리거 왕젠밍(27.뉴욕 양키스)이 포함됐다는 소식을 듣고 어리둥절했다.
KBO는 그동안 왕젠밍이 오는 12월 대만에서 열리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전에 출전하지 못하는 메이저리거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KBO도 한국인 빅리거들을 예선전에 참가시키기 위해 예비 엔트리에 포함시키는 한편 물밑 접촉을 통해 출전을 독려하고 있던 터라 왕젠밍의 대만 대표 후보 명단 포함은 놀라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KBO가 파악하고 있는 올림픽 예선전 프로선수 참가 규정에 따르면 왕젠밍은 대만 대표로 뛸 수 없는 조건이라 믿을 수가 없었다. KBO가 대한야구협회를 통해 파악한 2008 올림픽 예선전 참가 규정에는 ‘2007년 8월 15일자로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포함돼 있지 않거나 2007년 8월 15일 이후로 FA(프리에이전트)가 되는 선수들이 참가 승인을 득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왕젠밍은 8월 15일자로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포함됐던 선수로 올림픽 예선전 출전이 불가하다. 왕젠밍은 8월15일은 물론이고 그 이전과 이후에도 계속 25인 로스터에 올라 있었기에 규정상 올림픽 예선전 출전이 안되는 선수인 것이다.
이 규정은 메이저리그(MLB), 메이저리그 선수노조(MLBPA), 그리고 국제야구연맹(IBAF)이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예선전 출전 허가를 요청하는 팀의 코칭스태프들이 해당 선수들의 신분 변경에 대해 검토하고 제안할 것을 담당하는 위원회인 일명 ‘코치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만든 조항이었다.
3개 기구가 협의해 만든 이 규정은 올해 초 대한야구협회에 공문으로 전달됐다. 이를 KBO가 대한야구협회와 공유하면서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여부를 확인하고 있었다.
이 규정에 따라 8월15일 25인 로스터에 포함됐던 왕젠밍은 물론 일본 출신의 빅리거들인 마쓰자카(보스턴), 이치로(시애틀), 마쓰이(뉴욕 양키스) 등도 올림픽 예선전에 출전할 수 없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8월15일자로 25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는 김병현(플로리다)이 유일하다. 하지만 김병현은 8월15일 이후로 FA 자격을 획득하는 선수여서 올림픽 예선전 출전이 가능하다. 이 규정에 따라 KBO가 김병현에게 꾸준히 대표팀 참가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KBO는 규정도 그렇거니와 현실적으로 왕젠밍의 예선전 출전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도 대부분의 메이저리거들이 자국 대표로 출전했지만 왕젠밍은 소속팀 뉴욕 양키스의 결사 반대로 참가하지 못했고 올해도 포스트시즌까지 치르기에 대만 대표팀 합류가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올림픽 예선전 개최국인 대만이 1위로 통과하기 위해 총력전을 전개할 태세여서 왕젠밍이 출전할 수 있는 편법을 동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탓에 한국과 일본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2년 연속 19승을 올리며 특급 투구를 펼치고 있는 왕젠밍이 과연 대만 대표 유니폼을 입고 나올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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