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뚜껑을 열어본 결과 보스턴 레드삭스는 역시 강했다. LA 에인절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경기는 보스턴의 전력이 2004년 우승 당시와 비교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해줬다. 보스턴은 이번 시리즈에서 모두 19점을 얻는 동안 4점 밖에 내주지 않았다. 평균 6.3득점에 1.3실점. 매번 홈런을 쳐냈고, 선발 3명은 20⅔이닝 동안 3실점만 했다. 그나마 2차전서 불안했던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제외하면 조시 베켓과 커트 실링 두 선발 투수는 16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메이저리그 최고로 꼽히는 불펜도 여전했다. 2차전과 3차전 7⅓이닝 동안 1점만 허용하는 탄탄함을 과시했다. 1실점도 9-0으로 승부가 갈린 3차전 9회초 내준 것이어서 큰 의미는 없다. 강력한 선발진과 탄탄한 불펜. 단기전에선 일단 '지켜야 한다'는 격언을 보스턴 마운드는 충실히 따랐다. 투수진의 견고함이 이어질 경우 어떤 팀이 올라오든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좋은 경기가 예상된다. 타선도 막강했다. 탈락한 시카고 컵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LA 에인절스가 믿었던 타선의 동반 침묵으로 고배를 든 것과 달랐다. 데이빗 오르티스, 매니 라미레스는 다른 구단 중심 타자들과 달리 합작 4개의 홈런을 쳐냈다. 특히 라미레스는 2차전 9회말 끝내기 홈런을 친 데 이어 3차전 4회 에인절스의 추격 의지를 꺾는 백투백홈런을 쳐내는 '스타성'을 과시했다. 컵스의 3인방(데릭 리, 아라미스 라미레스, 알폰소 소리아노), 필라델피아의 라이언 하워드, 에인절스의 블라디미르 게레로가 이름값과 돈값을 못한 것과 좋은 비교가 된다. 이번 시리즈에서만 홈런 2개를 추가한 매니 라미레스는 포스트시즌 통산 22호째로 이 부문 역대 공동 1위로 뛰어올랐다. 시리즈 내내 실책 단 1개만 범한 수비진 역시 보스턴이 믿는 구석이다. 내외야 가릴 것 없이 보스턴 야수들은 착실한 수비를 바탕으로 투수진을 도우며 ALDS를 3경기 만에 마칠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드러난 전력으로 봤을 때 보스턴은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나설 4팀 가운데 최강으로 평가된다. 클리블랜드든 양키스든 어떤 팀이 올라와도 ALCS에서 보스턴의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베켓 실링 라미레스 오르티스 등 '가을 사나이'가 즐비한 데다 기타 선수들의 동요가 전혀 없는 점은 큰 경기를 치르는 보스턴의 가장 큰 강점이다. 2004년 '밤비노의 저주'를 극복한 뒤 2년간 침묵했던 보스턴이 3년 만의 월드시리즈 패권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workhorse@osen.co.kr 보스턴의 홈 구장 펜웨이파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