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2번째 사제대결' 김인식-선동렬, 올해는 '진검승부'
OSEN 기자
발행 2007.10.08 08: 48

작년과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에는 한 쪽이 지친 상태였지만 올해는 비슷한 조건에서 맞붙는다. 그야말로 ‘진검승부’를 펼칠 수 있는 기회다. 한화 김인식(60) 감독과 삼성 선동렬(44) 감독이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이어 올해도 ‘사제대결’을 벌인다. 오는 9일 대전구장에서 막을 올리는 준플레이오프 무대에서 포스트시즌 2번째 사제대결을 펼친다. 김 감독과 선 감독은 해태시절 투수코치와 선수였고 이후에도 대표팀에서 감독과 코치 등으로 한솥밥을 먹은 돈독한 사제지간이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1위로 여유 있게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있던 제자 선동렬 감독이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르며 지친 스승 김인식 감독을 4승1무1패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5차전까지 치른 뒤 김인식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룸에 가면서 선동렬 감독과 마주치자 “너 정말 이렇게 할래. 빨리 끝내자”며 선 감독을 살짝 나무랐다. 선 감독은 그저 빙그레 웃을 뿐이었다. 김 감독이 이처럼 선 감독을 나무란 것은 한화는 5차전까지 연일 명승부를 치르면서 선수단이 탈진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한화는 경기가 거듭될수록 선수들이 지쳐서 힘을 쓰지 못하는 반면 충분한 휴식과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운 삼성은 여전히 ‘쌩쌩’했기 때문에 김 감독은 속이 상했던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비슷한 조건에서 만나게 됐다. 시즌 막판 경기가 집중된 한화가 휴식은 삼성보다 하루 정도 덜 취했지만 지난 7일 KIA전이 시작하자마자 비로 노게임이 되는 등 체력적으로는 삼성에 크게 뒤질 게 없다. 게다가 한화도 3위를 확정지은 후에는 주전들을 대거 쉬게 하면서 준플레이오프에 대비했기에 지난해와는 달리 삼성과 대등한 처지에서 싸우게 됐다. 여기에 투타 전력에서도 막상막하다. 삼성이 지난해보다 마운드가 전체적으로 약해지면서 강점인 투수력이 많이 떨어졌다. 삼성은 선발진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고 불펜진도 작년보다는 약해진게 사실이다. 반면 한화는 류현진-정민철-세드릭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작년보다 두터워졌다. 불펜이 불안한 것이 찜찜한 구석이지만 송진우-구대성으로 이어지는 좌완 라인이 시즌 막판 살아나 기대를 걸만하다. 공격력도 비슷하다. 팀타율은 2할5푼4리로 양팀이 똑같이 최하위에 머물렀다. 삼성은 그동안 부진했던 ‘심포’ 심정수가 부활, 홈런왕과 타점왕에 오른 것이 작년보다 나아진 점이다. 한화는 홈런포가 강점이지만 좌타 라인이 부족한 것이 흠이다. 막상막하의 전력으로 다시 맞붙게된 두 감독이 이번에는 어떤 지략대결을 펼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해에는 스승인 김인식 감독이 지친 상태에서 힘을 제대로 못썼지만 올해는 비슷한 조건에서 대결하는 만큼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투수출신인 두 감독의 노련한 마운드 운영 대결이 예상된다. 그래도 작년보다는 홈에서 1차전을 가지며 유리한 형국인 김인식 감독이 올해는 설욕전을 전개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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