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했다. 가장 많은 관객들과 방문객으로 북적거려야 할 영화제는 악재가 잇따라 겹치면서 한산하다 못해 썰렁한 분위기였다. 먼저 부산국제영화제는 세계적인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와 관련한 구설수에 올랐다. 고령인 엔니오 모리꼬네가 전격 부산을 방문했지만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고, 일정을 앞당겨 출국하면서 불쾌감을 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사실 무근이다”며 “정해진 일정에 맞춰 출국했고, 공식적인 항의를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정확한 엔니오 모리꼬네의 심정을 알 수는 없지만 비가 내리던 개막식에서 모리꼬네 부부의 모습은 거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초라해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더불어 이번 일이 진행요원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진행요원의 교육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 악천후로 인해 가장 많은 관객들과 방문객이 있어야 할 주말에는 한산하다 못해 썰렁한 분위기였다. 해운대 백사장에 마련된 피프빌리지는 7일 폭우가 쏟아지자 방문객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밀물 때에 맞춰 각종 홍보부스들도 철수했다. 상영관에는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만 있을 뿐 일반 방문객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특히 이날 오후 태풍 ‘크로사’의 영향으로 내린 폭우로 부산국제영화제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파빌리온은 누수현상이 생겨 위상에 큰 손상을 입었다. 파빌리온을 찾은 관계자들과 방문객들은 비를 피하기는 커녕 또 한번 비가 씨름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조립식 건물로 제작된 파빌리온은 폭우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셈이다. 영화제에 초청된 상영작들은 연인 매진되며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영화제 전체적인 분위기는 크게 다운된 상태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