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영화 ‘M’의 기자회견이 파행을 겪었다. 몰려든 취재진을 소화하기에 역부족이었던 협소한 공간이 주된 원인이지만 그 이면에 존재하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바로 ‘ID 패스의 복제 가능성’이다. 부산국제영화제의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은 거장 혹은 중견 감독의 신작 영화를 소개는 자리로 관심이 크다.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M’의 경우는 한국영화의 스타일 리스트라 불리는 이명세 감독의 신작이자 강동원의 1년 만의 복귀작, 공효진 이연희의 가세로 개막 전부터 기대가 높았다. 때문에 기자회견이 시작하기 몇 시간 전부터 국내는 물론 아시아 각국의 취재진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기자회견장이 개방되자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고, 대거 몰려든 취재진으로 인해 기자회견 시작 시간이 가까워도 장내는 좀처럼 정리가 되지 않았다.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직접 나서 상황을 수습한 뒤 30여분이 지나 기자회견은 시작됐다. 이때 몰려든 취재진에는 일본어와 중국어를 쓰는 중년의 여성들이 눈에 띄었다. 분명 프레스 ID 혹은 데일리 패스를 패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기자회견의 내용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보였다. 다만 이날 1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강동원을 향해 조그마한 디지털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M’ 기자회견 전날 있었던 오픈 시네마 초청작 ‘히어로’의 기자회견장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되자 일각에서는 ID 패스의 복제 가능성을 제기했다. 영화제 기간 중 ID 패스의 종류에 따라 출입이 제한되는 장소가 있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ID 패스의 종류를 불문하고 출입이 제한되는 곳은 많지 않다. 특히 영화제가 준비한 공식행사는 더욱 그렇다. 때문에 ID 패스의 복제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부산국제영화제의 ID 패스 발급 남발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영화제에 문의한 결과 현재 발급된 ID 패스의 정확한 수량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사전 신청이 아닌 현장 방문으로 발급되는 ‘DAILY’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올해로 12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영화제로 도약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외형과 달리 내부적으로 아직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조기에 극복하고 해결하지 못한다면 공들여 쌓은 그동안의 명성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