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보스'는 그를 잡는다고 했다. 그의 에이전트는 FA 시장을 활용하는 데 귀재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할까. 뉴욕 양키스의 디비전시리즈 탈락이 확정된 뒤 하루가 지난 10일(한국시간) 뉴욕 언론의 관심은 서서히 알렉스 로드리게스(32.뉴욕 양키스) 계약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 2000년 겨울 10년 2억 5200만 달러라는 천문학적 금액에 계약한 로드리게스는 잔여 계약이 남아 있다. 앞으로도 3년간 8100만 달러를 확보해두고 있다. 하지만 로드리게스와 스캇 보라스는 성이 차지 않는 모양이다. 올 시즌 뒤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조항을 이용해 또 다시 FA 자격을 취득할 태세다. 로드리게스 본인은 시즌 내내 "계약 문제는 얘기하지 않겠지만 양키스에서 뛰고 싶은 마음은 한결 같다"고 말했지만 이는 립서비스에 불과하다. 한 번 더 엄청난 금액을 확보할 수 있다면 그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LA 에인절스 등 몇몇 구단이 이번 겨울 그에게 달려들 태세인 가운데 양키스도 그를 붙잡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재계약을 하고야 말 것이다"고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가 밝힌 만큼 물불 안 가리고 거액을 쏟아불 준비가 돼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뉴욕에선 양키스가 상상을 초월하는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남은 3년 계약을 보장해주면서 여기에 5년간 1억 5000만 달러를 추가로 붙여준다는 소문이 소리 없이 퍼지고 있다. 현행 계약에 연평균 3000만 달러씩 5년간 추가로 지불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로드리게스는 40세가 되는 2015년까지 양키스에서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 사실상 '종신계약'이다. 양키스가 이처럼 '통 큰 투자'를 할 것이란 소문의 근거는 텍사스 때문이다. 텍사스는 지난 2004년 로드리게스를 양키스로 넘기면서 잔여 연봉의 상당액을 대신 지불하겠다고 사인했다. 이에 따라 양키스는 향후 3년간 텍사스로부터 3100만 달러를 지원 받는다. 로드리게스를 붙잡을 경우 3년 동안 5000만 달러에 쓸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연평균 1700만 달러에 못미치는 금액이다. 5년 1억 5000만 달러를 여기에 붙여준다 해도 총액은 8년 2억 달러로 줄어든다. 1년에 2500만 달러 정도만 투자하면 되는 셈이다. 로드리게스의 올해 연봉은 2800만 달러에 육박한다. 하지만 '텍사스 공돈'은 로드리게스가 FA를 선언하는 순간 연기처럼 사라진다. 양키스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싼 값에 오래 붙잡을 수록 이익인데 그가 타 구단으로 날아가거나 양키스로 복귀하더라도 현행 계약을 파기할 경우에는 고스란히 구단 전용 계좌에서 전액을 뽑을 수밖에 없다. FA 자격을 취득하는 선수들은 월드시리즈 종료 10일 뒤부터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FA 등록을 할 수 있다. 양키스는 가능하면 그 전에 로드리게스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 다급할 수밖에 없다. 돈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시즌 54홈런과 156타점을 올려줄 3루수는 눈 씻고 찾아봐도 지구상에 없기 때문이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