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완패' 선동렬, 져도 여유로운 까닭은?
OSEN 기자
발행 2007.10.10 09: 05

지난 9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5로 패한 삼성의 선동렬 감독은 의외로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실에 들어온 선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묻어 나왔다. 경기 결과 뿐만 아니라 내용도 형편없었으나 환히 웃는 그의 표정은 평소와 달랐다. 준플레이오프에 앞서 8일 미디어 데이에서 선 감독이 기대를 걸었던 중심 타선은 침묵했고 약점으로 지적된 테이블세터도 여전히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했다. 1회와 2회 1,2루 득점 찬스와 6회 천금 같은 무사 만루에서 팀 타선은 맥없이 물러나고 말았다. 한화 선발 류현진을 공략하기 위해 신명철과 박한이를 1,2번 타순에 배치했으나 9타수 1안타에 불과했다. 특히 최근 타격감이 좋고 출루율이 높아 톱타자의 역할을 제대로 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던 신명철의 이날 성적은 5타수 1안타. 믿었던 선발 제이미 브라운의 난조도 마찬가지. 브라운은 5⅓이닝 7피안타(2피홈런) 3탈삼진 5실점으로 자멸했다. 상대 타자들은 "브라운의 실투가 많았다"고 평가할 만큼 이날 몰리는 공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속이 타들어갈 법도 하지만 여유 있는 모습을 잃지 않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선 감독은 "내일은 (인터뷰실에) 나중에 들어오겠습니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포스트시즌에서 인터뷰는 패장이 먼저 한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하며 명장 반열에 오른 선 감독. 지난 2년간의 경험에서 비롯되는 자신감일까. 아니면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라는 유행가의 가사처럼 겉으로 애써 웃음을 보이려고 했던 것일까.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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