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토요일 밤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제 31회 ‘대학가요제’는 대상을 수상한 B2의 ‘Y’라는 곡이 표절시비에 휘말리는 등 잠시 잡음이 있기도 했지만 방송이 끝난 후 인터넷 검색 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음에는 틀림없다. 4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춘 이효리-차태현의 재치 있고 매끄러운 진행솜씨와 박해미-이승기, 아이비-슈퍼주니어, 성시경-윤하 등 좀처럼 보기 힘든 듀엣 공연, 참가자들의 장기자랑 등으로 흥미 있는 축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31회 ‘대학가요제’를 연출한 강영선 PD를 만나 그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본선진출자 사실은 14팀이었다 올해에는 1,2차 예선을 거쳐 선발된 12개 팀이 참가해 재즈, 록, 힙합, 레게, 국악 등 다양한 장르로 열띤 경합을 벌였다. 하지만 당초 예선 통과자는 12팀이 아닌 14팀이었다. 강영선 PD는 “동점자가 많다보니 총 14팀이 본선에 올라갈 뻔 했지만 그중 한 팀은 과거 드라마 O.S.T에 참여했던 경력이 밝혀져 순수 아마추어라 보기 어려워 탈락시켰고 또 다른 팀은 광주에서 열린 다른 가요제에서 같은 곡으로 수상한 적이 있어 제외시켰다”고 밝혔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최종 선발된 12팀이 추구하는 음악장르와 실력이 무척이나 다양했다는 점이다. 힙합에 국악을 접목시키거나 아름다운 화음으로 가슴을 울리기도 했고 아프리카 타악기 젬베를 이용하기도 하는 등 기존 대중음악 프로그램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음악들로 중무장한 실력파들이었다. 강 PD는 “일부러 그렇게 뽑은 것은 아니지만 뽑아놓고 보니 정말 다양한 장르의 참자가들로 구성돼 있어 놀랐다”고 전했다. 심사위원 선정기준은 음악 관련 분야 대표자들로 올해 ‘대학가요제’는 양희은, 배철수, 윤종신, 박해미, 이하늘, 윤건, 방시혁, 이재학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강 PD가 밝힌 심사위원 선정기준은 바로 음악계 종사자들 중 각 장르를 대표하는 뮤지션들을 위주로 뽑는 것이었다. 강 PD는 “과거에는 원로 연기자 등 음악과 관련 없는 분들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곤 했지만 이번에는 철저히 음악적으로 역량있는 분들로만 선정했다. 포크, 힙합, 발라드, 뮤지컬 등 음악계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띈 분들로 구성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또한 며칠 전 인터넷상을 뜨겁게 달구었던 표절시비 등을 방지하기 위해 예선 때에도 음악프로그램을 오래 연출했던 PD들과 방시혁, 이재학, 윤건 등 10명 가까이 되는 심사위원들이 충분한 모니터링 작업을 거쳐 공성정을 기했다. 대학가요제 출신 참가자들이 상업적으로 갈 가능성은? 과거 ‘대학가요제’는 신해철, 김동률, 노사연, 심수봉, 임백천, 유열 등 인기가수들을 배출하는 등용문처럼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좀처럼 스타를 배출하지 못하면서 그 위신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강 PD는 “요즘 참가하는 학생들은 상업적인 성공을 목적으로 출전하기보다는 계속 음악을 취미로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고 언급했다. ‘대학가요제’를 통해 가수데뷔를 꿈꾸기보다는 무대 경험을 쌓고 실력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 강 PD는 올해 수상팀들이 ‘쇼 음악중심’ 등 MBC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할 가능성에 대해 “아마도 출연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hellow0827@osen.co.kr 진행을 맡은 차태현, 이효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