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F, ‘규모 UP, 분위기 DOWN’
OSEN 기자
발행 2007.10.10 10: 35

올해로 12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과 발전을 통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했다. 영화제로서 위상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으나 영화제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이를 따라가지 못한 것은 물론 오히려 더 침체돼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해마다 월드 프리미어 및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되는 영화의 숫자가 늘어났고, 올해 그 기록을 또 경신했다. 그리고 아시아 영상산업의 허브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아시안 필름마켓’ ‘아시아 영화펀드’ ‘아시안필름 아카이브’ ‘아시아 연기자네트워크’ ‘아시아문화산업펀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하지만 이에 반해 부산국제영화제의 분위기는 이와는 상반된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해운대와 남포동을 제외하고는 부산에서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어려울 정도다. 심지어 상영관과 영화제가 마련한 특별 공간을 벗어나 조금 떨어진 주변에서는 영화제의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리고 올해 부산을 찾은 영화관계자들은 많지만 영화제 자체를 즐기는 관객들의 모습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여기에 국제영화제답지 않은 미숙한 진행으로 세계적인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가 불쾌감을 표시하며 출국해버렸고, 태풍 ‘크로사’의 영향으로 내린 폭우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더욱 썰렁하게 만들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규모와 위상에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그 명성에 걸맞는 분위기는 아니다. 아시아를 넘어 국제영화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규모와 위상에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영화제 자체를 즐기고 느낄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pharo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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