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표' 불펜은 역시 위력적이었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자신의 공언대로 불펜을 조기 가동했다. 지난 9일 대전 준플레이오프 1차전를 패한 뒤 선 감독은 "2차전에는 불펜을 조기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어차피 벼랑끝에 몰렸으니 삼성의 강한 불펜을 총동원하겠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10일 대구 2차전에서 불펜투수들이 줄줄이 등장해 위력을 과시했다. 선발 전병호가 마운드에서 볼을 던질때 불펜에서는 윤성환 권혁 등이 몸을 풀기 시작, 흔들리는 기미만 보이면 곧바로 투입할 태세였다. 전병호는 3회까지 특유의 슬로우 피칭으로 2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그러나 4회초 선두타자 크루즈에게 볼넷을 내주자 선감독은 2회부터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던 윤성환을 불러올렸다. 윤성환은 감독의 의중대로 커브를 앞세워 한화 타자들을 잠재웠다. 4회와 5회 안타를 맞지 않고 퍼펙트로 막았고 6회초 1사후 연경흠에게 우전안타를 내주고 2사 2루의 동점 위기까지 던졌다. 선 감독은 윤성환이 김태균과 대결할 때 볼카운트 2-1에서 임창용을 투입했다. 3구째 던진 볼이 큼지막한 파울타구로 이어지자 지체없이 바꾼 것이다. 경기후 선 감독은 "유리한 볼카운트서 임창용이 힘으로 던지게끔 하기 위해서 투입했다"라고 설명했다. 임창용은 김태균을 145km짜리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감독의 의도를 성공시켰다. 6회말 양준혁의 투런포로 승리를 확신한 삼성은 이후 설계도대로 투수들을 기용했다. 임창용이 7회초 선두타자 이범호까지 잡고 이영우 타석에서 좌완 권혁을 올렸다. 권혁은 8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고 9회부터 볼을 넘겨받은 소방수 오승환은 무안타로 가볍게 경기를 매조지, 불펜의 승리 방정식을 완성했다. 전날 뜨거운 홈런포를 날렸던 한화 타선은 선동렬표 불펜에 막혀 3안타에 그쳤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