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25, 삼성)이 준플레이오프를 지배하고 있다. 한화와 삼성이 1승 1패로 호각세를 이루고 있는 2007 준플레이오프의 공통 키워드는 '선취점'이다. 김인식, 선동렬 양 감독 모두 시리즈 내내 선취점을 입에 달고 있다. 먼저 1점이 그토록 중시되는 결정적 이유는 삼성의 불펜진 때문이다. 1점만 앞서면 선 감독은 3회부터라도 윤성환-안지만-권혁-임창용, 그리고 오승환의 필승 단축키를 누를 태세다. 선 감독의 의도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한화 역시 초반 선취점에 목을 매고 있다. 즉 투수 교체의 주도권을 삼성에 넘겨주면 승산이 희박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준플레이오프는 역발상 투수 기용법이 테마를 이루는 모양새다. 쉽게 말해 양 팀 감독이 선발 다음에 불펜 그리고 마무리 순서란 보편적 방식으로 경기 플랜을 짜는 것이 아니라 마무리->불펜->선발의 역순으로 투수 운용을 구상하고 있다. 요약하면 삼성 마무리 오승환의 투입 시점이 한화-삼성 양 팀 사령탑의 머리속을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선 감독은 어떻게 하면 오승환이 등판할 때까지 1점이라도 리드를 잡느냐는 마운드 구상에, 김 감독은 어떻게 하면 오승환이 등판할 타이밍을 안 주거나, 조기에 투입시키도록 유도하느냐는 데 전력을 쏟는 듯하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만 봐도 김인식 감독은 0-1로 1점만 뒤졌는데도 예상보다 소극적으로 경기를 운용하며 사실상 대패를 방관했다. 오승환을 올리는 주도권을 삼성에 빼앗겼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오승환은 9회초 시험 등판해 1이닝을 완벽히 막고 6-0 승리를 지켰다. 3차전 역시 오승환->나머지 불펜투수->선발(매존) 순서로 마운드 구상이 이뤄질 것이다. 즉 매존은 먼저 던지는 투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느 팀이 이기든 '선동렬의 불펜 운용 대 김인식의 대응' 구도로 압축되는 2007 준플레이오프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