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수-이관우, 최종전서 친정에 '창 끝'
OSEN 기자
발행 2007.10.11 14: 31

"이제 고종수와 이관우의 맞대결만 남았네요. 참, 운명이란". 지난 10일 광주 상무전을 마친 대전 시티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코멘트다. 대전은 이날 광주를 2-0으로 꺾고, 창단 첫 4연승을 내달렸다. 이제 남은 것은 꼭 한 경기. 9승7무9패(승점 34)로 K리그 7위에 랭크된 대전은 오는 14일 홈구장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과 '외나무 다리' 승부를 벌여야 한다. 대전이나 수원에게나 다가올 최종전은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 6강 진출의 마지막 희망이 남아 있는 대전은 무조건 이겨놓고 경쟁 팀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고, 정규리그 우승을 노리는 수원 또한 승리한 뒤 성남 일화의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승패 여부를 떠나 축구팬들을 더욱 들뜨게 하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양 팀이 자랑하는 공격형 미드필더 ‘귀환한 천재’ 고종수(29)와 ‘시리우스’ 이관우(29)의 창 끝 대결이다. 최근 폭발적인 상승세를 타며 팀의 상승세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들이 친정팀을 만난 것이다. 애꿎은 운명이 아닐 수 없다. 한국 최고의 미드필더로 각광받으며 지난 1996년 수원의 창단 멤버로 입단했던 고종수는 J리그 교토 퍼플상가에서 몸담았던 2003년을 제외하고, 2004년까지 약 8시즌 동안 수원을 대표하는 플레이메이커로 활약했다. 그러나 몸관리 실패로 어려움을 겪던 고종수는 이후 2005년 전남 드래곤즈로 이적했다가 2006년을 공친 뒤 올 시즌 대전 시티즌에 입단, 옛 은사인 김호 감독 휘하에서 예전의 기량을 되찾았다. 9경기에 나선 고종수는 1골-1도움을 기록, 완벽히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관우의 경우도 고종수와 비슷했다. 2000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대전의 지명을 받아 프로무대에 데뷔한 이관우는 2006년까지 약 7시즌간 대전벌을 환히 비추는 최고의 스타로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고종수가 한때 어려움을 겪었던 것처럼 이관우 역시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긴 슬럼프에 빠진 적이 있었다. 무릎연골 파열은 마치 악령처럼 이관우를 따라다니며 괴롭혔다. 그랬던 그가 부활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수원 이적. 차범근 감독의 절대적 신뢰를 받으며 이관우는 차츰 기량을 회복했고 김남일이 결장할 때는 주장 완장까지 차면서 팀 동료들을 이끌었다. 올 시즌 이관우의 개인기록은 33경기 출장, 4골-5도움. 33경기 출전은 한참 전성기였던 지난 2003년 38차례 출전기록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화려한 입단과 맹활약-갑작스런 슬럼프-이적 후 재기’라는 굴곡많은 닮은 꼴 축구인생을 걸어온 고종수와 이관우가 팀의 운명을 짊어지고 만난 셈이다. 각본없는 한편 드라마의 완결편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누군가는 아쉬움을 삼켜야 하기에 더욱 흥미롭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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