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농구만화 '슬램덩크'에는 가드부터 시작해 최고 센터로 자리매김한 선수가 나온다. 키가 자라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그는 모든 포지션을 두루 거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올 시즌 프로농구에 그러한 인물이 선보였다. 바로 울산 모비스의 '루키' 함지훈(23, 198cm). 중앙대 재학시절 MVP까지 수상하며 능력을 인정받았으나 프로에 진출할 때 '골 밑에서는 키가 부족하고 외곽에서는 스피드가 느린 선수'라는 평판을 들으며 드래프트서 10번째로 프로에 입문한 그가 올 시즌 가장 주목받는 신인 선수가 됐다. 지난 11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시범경기 전주 KCC와 경기서 함지훈은 두 명의 외국인 선수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시간을 출전했다. 조직력을 중요시 하는 유재학 감독의 많은 칭찬을 받고 있는 함지훈은 이날 경기서 3점슛 3개 포함 21득점 6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오리온스와의 첫 시범경기서 3점슛 3개 포함 21득점을 올려 주목을 받은 데 이어 공교롭게도 똑같은 기록을 남겼다. 시범경기 2경기를 통해 뛰어난 득점력을 보이고 있는 함지훈은 자신에게 꼬릿말처럼 따라다니는 '골 밑에서는 키가 부족하고 외곽에서는 스피드가 느린 선수'말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모습이었다. 특히 KCC전에서 서장훈과 대결하면서 보여준 주눅들지 않은 모습은 더욱 큰 기대감을 갖게 했다. '디펜딩 챔피언' 모비스는 올 시즌 양동근, 김동우 등 주력 선수들이 상무에 입단하며 그 전력이 약화되었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외국인 선수도 모두 바뀌어 팀을 새로 짜야 하는 판국이다. 그래서 현재 유재학 감독이 함지훈에게 거는 기대는 상당히 크다. KCC전이 끝난 후 유재학 감독은 믿음직스럽다는 말로 그에 대한 기대를 대신했다. 과연 드래프트서 자존심이 상했던 함지훈이 정규리그서 백조로 변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지난 11일 시범경기서 함지훈이 KCC 서장훈 앞에서 레이업슛을 시도하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