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3차전, 마운드 운용이 최대 관건
OSEN 기자
발행 2007.10.12 14: 26

[OSEN=이상학 객원기자] 지난해 삼성과 한화의 한국시리즈는 사상 최고의 투수전이었다.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 삼성의 팀 방어율은 역대 5번째로 적은 1.83이었으며 한화의 팀 방어율도 2.12에 불과했다. 한국시리즈서 팀 방어율이 각각 1점대와 2점대를 마크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한국시리즈 우승도 투수력 싸움에서 앞선 삼성의 차지였다. 결과적으로 이는 한화가 시즌 후 외국인선수를 타자 2명에서 타자·투수 한 명씩으로 바꾸는 요인 중 하나였다. 올 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마주친 삼성과 한화는 1승1패를 주고받았다. 대전 1차전에서 한화가 5-0으로 완승을 거두자 대구 2차전에서 삼성이 6-0 완승으로 되갚았다. 1차전에서 한화는 김태균·이범호의 홈런포 2방, 2차전에서 삼성은 진갑용·양준혁의 홈런포 2방이 승리의 결정적인 힘이었다. 단기전은 역시 큰 것 한 방이 크게 좌우한다는 것이 입증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홈런포 그 이상으로 중요한 대목이 바로 서로가 상대의 득점을 ‘0’으로 봉쇄했다는 사실이다. 단기전은 투수놀음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1차전에서 한화는 선발 류현진이 6⅔이닝 동안 8피안타 2볼넷을 허용했지만, 20살 어린 투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위기 관리 능력을 앞세워 무실점으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온 것이 큰 힘이 됐다. 반면 삼성은 선발 제이미 브라운을 6회에도 그대로 끌고 간 것이 패인이었다. 이에 삼성 선동렬 감독은 2차전에서 선발 전병호를 4회 무사 1루에서 과감하게 내리며 윤성환-임창용-권혁-오승환으로 이어지는 공격적인 불펜 운용으로 한화 타선을 완벽하게 잠재웠다. 대조적으로 한화는 믿었던 선발 정민철이 갑작스런 허리통증으로 마운드를 바꿔야했고, 미처 준비하지 못한 최영필을 생각보다 매우 일찍 가동하면서부터 경기가 꼬이더니 패배로 이어졌다. 12일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최종 3차전도 마운드 운용이 최대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 팀 사령탑 모두 선취점의 중요성을 수 차례 강조하고 있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마운드 운용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한화는 선발투수가 최대한 오래 마운드를 지켜야 하며 삼성은 선발이 최소 5회 아니면 리드 점수를 잡을 때까지 점수 없이 마운드를 지킨다면 승산이 높아진다. 물론 3차전 선발은 널뛰기 피칭으로 유명한 세드릭 바워스(한화)와 브라이언 매존(삼성)이라 볼을 고르는 타자들의 선구안과 방망이, 사령탑들의 허를 찌르는 작전이 더욱 중요해질지 모른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선발 교체 시기와 함께 불펜을 활용하는 마운드 운용 능력이 최대 관건이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삼성은 페넌트레이스 한화전에서 2선발승 포함 방어율 2.55로 좋은 활약을 펼친 안지만이 대기 중이며 한화는 아직 준플레이오프에서 꺼내지 않은 ‘최후의 보루’ 구대성을 남겨두고 있다. '지키는 야구'를 펼치는 선동렬 감독은 물론 지난 2001년 두산 시절 10승 투수 한 명 없이 최초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김인식 감독도 불펜과 마운드 운용에 남다른 능력을 지닌 터라 더욱 불꽃 튀기는 3차전이 될 전망이다. 안지만-구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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