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마운드 운용, '죽기 아니면 살기'
OSEN 기자
발행 2007.10.12 23: 15

[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삼성 선동렬 감독은 2차전 승리 후 3차전에 대한 각오로 비장한 표정과 함께 “죽기 아니면 살기”라고 밝혔다. 3차전을 앞둔 한화 김인식 감독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듯 덕아웃에서 특유의 유머가 사라진 나머지 침묵으로 일관했다. 패배를 모르고 살아온 선동렬 감독이나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경험한 김인식 감독이나, 12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준플레이오프 최종 3차전을 기다리는 모습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예상대로 두 감독은 ‘죽기 아니면 살기’에 가까운 마운드 운용으로 진검승부를 벌였다. 마운드 총동원을 공언한 선동렬 감독은 공격적인 마운드 운용으로 투수들을 대거 투입했다. 선발 브라이언 매존이 1회 2아웃을 잡는 동안 3피안타 1볼넷으로 2실점하며 흔들리자 가차 없이 교체시켰다. 페넌트레이스 한화전에서 2선발승에 방어율 2.55로 호투한 안지만을 바로 투입시키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안지만이 2회말 1피안타·1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하자 선 감독은 1차전 승리투수 윤성환을 곧바로 마운드에 올렸다. 이후에도 선 감독은 권혁-임창용-조현근 그리고 마무리 오승환까지 투입시키는 초강수를 두었다. 오승환이 6회에 등판한 것은 마무리로 기용된 2005년 후반기 이후 처음이었다. 오승환 이후 권오원까지 이날 삼성은 무려 8명의 투수를 투입시켰는데 이는 준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투수출장 기록이었다. 2001년 한화, 2005년 한화가 각각 두산과의 1차전, SK와의 2차전에서 7명의 투수를 올린 바 있었지만 8명을 한 경기에 투입한 건 삼성이 처음이었다. 삼성이 양적으로 마운드 총동원을 했다면, 한화는 질적으로 초강수를 두었다. 한화도 삼성처럼 선발투수를 조기 강판시켰다. 선발 세드릭 바워스를 3회 2사 후 과감하게 내린 것.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 125경기에서 선발을 5회 이전에 강판시킨 경우가 18차례 밖에 없었던 김인식 감독이었지만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라는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에서는 공격적으로 마운드를 운용했다. 세드릭을 내린 후 ‘최고령 투수’ 송진우가 2⅔이닝 동안 1실점했지만 효과적으로 삼성 타선을 봉쇄, 포스트시즌 최고령 승리투수의 영예를 안았다. 한화의 결정판은 역시 류현진의 등판이었다. 사실 세드릭을 일찍 내리고 송진우를 올린 것까지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범위의 시나리오였다. 송진우가 시즌 막판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되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었기에 선발은 어렵더라도 롱릴리프로는 충분히 활용 가능했다. 하지만 1차전에서 6⅔이닝 128구를 던지고 선발승을 거둔 류현진의 구원 등판은 의외였다. 김인식 감독이 3차전을 앞두고 기용하겠다는 의사를 비쳤지만, 그래도 의외였다. 결과적으로 김인식 감독의 류현진 구원 등판은 성공했다. 3-1로 앞선 6회초 1사 1·2루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류현진은 대타 강봉규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승계주자의 실점하는 등 9회초 2사까지 3⅓이닝 동안 홈런 하나 포함 4피안타 2볼넷을 허용할 정도로 투구 내용은 특별히 좋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 후 삼성 선동렬 감독의 칭찬대로 고비 때마다 잡아낸 탈삼진 3개 등으로 위기 관리 능력을 뽐냈다. 류현진이 9회초 2사까지 처리하고 준플레이오프에서 등판하지 않았던 구대성에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맡김으로써 한화의 마운드 운용은 마지막까지 빛을 발했다. 반면 삼성의 ‘최후의 보루’였던 오승환은 6회에 조기 등판했지만 1⅔이닝 동안 홈런만 2개를 맞으며 강판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최후의 보루들이 승부를 가른 마운드 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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