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2방 맞은' 오승환, '스타일 구겼네'
OSEN 기자
발행 2007.10.13 09: 14

누구나 잊고 싶은 기억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삼성의 특급 마무리 오승환(25)도 마찬가지. 오승환은 지난 1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악몽처럼 느껴질 것이다. 지난해 47세이브를 거두며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아시아 신기록을 달성한 오승환은 올해도 최소 경기-최소 시즌 100세이브와 사상 첫 2년 연속 40세이브라는 진기록을 남긴 국내 최고의 마무리 투수. 그러나 오승환은 이날 경기에서 올 시즌 최악에 가까운 투구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2-3으로 추격한 삼성은 6회 승부수를 던지기 위해 오승환을 조기 투입했다. 총력을 다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겠다는 코칭스태프의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 2사 1,2루에서 팀의 7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첫 타자 김민재를 볼넷으로 출루시켰으나 크루즈를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 실점 위기에서 무사히 벗어났다. 그러나 7회 선두 타자 김태균을 유격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비극이 시작되었다. '준플레이오프의 사나이' 이범호(26, 한화)와의 승부에서 130km 짜리 가운데 높은 슬라이더를 던진 게 좌중월 솔로 홈런(비거리 110m)으로 이어졌다. 스코어는 2-4로 벌어졌고 상대 타선을 잠재우며 역전을 노렸던 삼성으로서는 뒷통수를 맞은 것처럼 막막할 뿐. 후속 김태완과 한상훈을 각각 삼진과 포수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처리한 뒤 8회 첫 타자 신경현도 삼진으로 잡아 3타자 연속 탈삼진의 호조를 보이던 오승환은 다음 타자 고동진을 상대로 공 한 개에 무너졌다. 오승환의 142km짜리 직구 초구를 고동진이 놓치지 않았다. 우중월 솔로 홈런(비거리 110m). 적어도 이 순간 만큼은 난공불락이라는 그의 별명이 남의 이야기로 들릴 뿐이었다. 국내 최고의 소방수로 명성을 떨치며 팀의 한국시리즈 2년 연속 우승을 이끈 주역. 그러나 이날 만큼은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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