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도 했는데....’ 페넌트레이스에서 에이스 투수는 선발진의 핵으로 맹활약한다. 팀의 연승은 이어주고 연패는 끊어주는 제1선발 노릇을 톡톡히 해줘야 에이스로서 인정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선발 뿐만 아니라 구원투수로서도 한 몫을 톡톡히 해야 팀 승리를 이끌 수 있는 무대가 포스트시즌이다. 포스트시즌에서는 가장 중요한 첫 경기(1차전) 기선 제압을 위해 선발로 등판하는 것은 물론 막판 승부처에서는 구원투수로 투입돼 팀 승리에 기여하는 것이 에이스이다. 올해 포스트시즌 첫 판이었던 한화와 삼성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이 ‘전천후 능력’을 보여줬다. 류현진은 1차전서 6⅔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이끈 데 이어 3차전에는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1차전 선발 후 이틀만 쉬고 나온 류현진은 3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 팀의 리드를 지키며 플레이오프행에 기여했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는 전천후 활약으로 준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됐다. 오는 14일부터 시작되는 2위 두산과 3위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는 두산 특급 용병 에이스 리오스와 류현진의 접전이 예상된다. 특히 리오스의 전천후 투수로서 활약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리오스는 이미 1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1차전 후 구원투수로 등판하는 ‘전천후’ 활약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시즌 20승’을 달성한 리오스는 포스트시즌에서 ‘전천후 투수’로서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는 못했다. 2002년 KIA 시절부터 3번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선발로만 등판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5번 선발 등판, 1승 4패를 기록하고 있다. 두산 이적 첫 해인 2005년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경험했으나 선발로만 뛰었다.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로 나서 8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으나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는 선발로 2패만을 기록했다. 두산이 플레이오프는 3전 전승, 한국시리즈는 4전 전패로 끝나는 바람에 구원투수로 나설 기회가 없었다. 올해도 2005년과 비슷한 상황이 되면 리오스의 구원투수 능력을 볼 기회가 없지만 승부가 길어지게 되면 구원투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리오스는 한국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던 2002년 KIA 시절에는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전천후 투수로서 맹활약했다. 14승5패13세이브가 말해주듯 구원투수로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미 전천후 투수로서 능력을 보여준 바 있는 리오스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어떤 활약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2005년처럼 한 번도 구원등판없이 전승을 거두면 두산으로서는 최상이지만 접전을 벌이게 되면 리오스의 ‘전천후’ 활약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이전에도 에이스 투수들은 포스트시즌 큰 무대에서는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맹활약,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선동렬 삼성 감독이 해태 시절 한국시리즈에서 선발과 구원으로 맹활약하며 팀우승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고 현대 정민태도 1998년 선발 2승에 이어 구원으로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이외에도 1982년 원년 우승팀 OB 베어스의 박철순,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올리며 철완을 과시했던 롯데 최동원 등도 포스트시즌 ‘전천후 활약’을 보여준 에이스들이었다. 포스트시즌은 에이스들의 전천후 활약에 승패가 달려있다고 과언이 아니다. 올해 플레이오프에서는 리오스와 류현진 가운데 누가 더 뛰어난 ‘전천후 능력’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sun@osen.co.kr
